"기후변화, 지속가능한 개발.. 최고 해결책은 여성"
지난달 23~25일 태국 방콕 센타라그랜드호텔 앳 센트럴월드에 전세계 정치인, NGO, 금융 전문가, IT 전문가, 학자를 비롯해 창업자와 기업인 등이 집결했다. 이들 대다수는 여성으로 '2022 세계여성지도자회의(Global Summit of Women)'을 위해 찾은 이들이다. 전세계 52개국에서 모인 600명 이상의 참가자들은 코로나19로 차질을 빚게된 여성 경제 활동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토의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드러낸 여러 사회 문제를 함께 조명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여성노동자의 돌봄 부담이 늘어났고, 자녀돌봄으로 인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은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연자들은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에 여성으로서 가져야하는 전략과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버티안쑤안 (Vo Thi Anh Xuan) 베트남 부통령은 GSW 오프닝 세레모니 연설에서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코로나19로 변화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서, 또 공정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역량 강화를 통한 여성 경제 활동 활성화는 기후변화 대응,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 최소화, 지속가능한 생계수단 창출 등의 관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기후위기는 여성 의제로 여겨진다. 기후위기는 성별, 국적, 지역, 인종 등의 이유로 취약한 위치에 놓인 이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에너지 접근성이 낮고 에너지 소비가 적어왔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더 많이 입었다. 또 여성 책임자가 많을수록 더 나은 기후 정책이 나온다는 연구가 많다.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과학적 조언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버티안쑤안 부통령은 여성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베트남은 여성의 노동 시장 기여가 큰 국가다. 전체 노동력 중 48%가 여성이고, 국회의원의 30%가 여성이며 장관급의 50%가 여성이다. 전체 사업체의 29.8%가 여성이 운영 중이고, 베트남은 전체 기업가 중 여성 기업가의 비율이 6번째로 높은 국가다.
저스틴 사젼트 닐슨IQ 아시아 퍼시픽 지부 사장은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등이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했다. 그는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큰 피해를 줬다"며 "여성 10명 중 4명이 실직 등으로 기본적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또 "코로나19는 아동 돌봄, 교육 등을 여성의 몫으로만 돌려 여성을 집에 머무르게 했다"며 "여성은 소득을 잃거나 벌이가 적은 비정규직으로 몰렸고, 돌봄노동 부담으로 커리어 성장 가능성을 놓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안토니오 구테우스 UN 사무총장의 발언을 소개했다. 구테우스 UN 사무총장은 앞서 "지속가능하고 평등하게 사회를 회복·발전하기 위한 방법은 여성주의적 방식으로 여성을 사회 발전의 중심에 두고 노력해가는 길 뿐"이라고 했다.
아이린 나티비다드 GSW 회장은 여성 이사진 비율 확대로 성별 균형이 잘 이뤄진 기업이 조직내 성불평등을 완화하고 기업 내 타당하거나 좋은 아이디어로 정책을 결정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러 차례 발표됐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올 1월 기준 포츈 글로벌 200 기업 중 여성 이사진 비율은 20.2%, 남성 이사진 비율은 79.8%"라며 "2004년의 10.4%, 89.6%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동아시아 3국은 여성 이사진 비율 확대에 특히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목했다.
올 1월 기준 포츈 글로벌 200 기업 중 여성 이사진 비율은 대륙별로 △유럽 36.9% △아메리카 32.9% △아시아 퍼시픽 10.7%다. 나티비다드 회장은 "동아시아 3국은 글로벌 기업이 많은 국가들이지만 올 1월 기준 △일본 15.1% △한국 13.9% △중국 8.9% 등으로 여성 이사진 비율 확대가 더디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이사진 할당제를 법으로 규정해 변화를 이끌어내야한다며 "변화는 사회적, 법적 압박없인 이뤄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통계적으로 여성 이사진 할당제를 법으로 규정하는 국가는 여성 이사진의 비율이 38.5%, 규정하지 않은 국가는 22.0%에 그쳤다.
성주그룹의 설립자이자 명품 패션브랜드 MCM의 최고비전책임자(CVO)인 김성주 회장은 한국 여성은 똑똑하고 성실하지만 한국 사회가 이를 담기 부족할 때가 있다며 세계로 눈을 돌릴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집에서도 컴퓨터를 통해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말고 무엇이든 시도하며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김 회장은 "인정욕구를 버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노력하라", "주어진 상황에 불평하기보다는 0.0001%라도 긍정적인 면에 집중할 것", "역경을 한 번 넘으면 정신적 근육(mental muscle)이 자라 더 큰 역경에도 초연해질 수 있다" 등의 발언으로 여성 리더들에게 영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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