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강연장 꽉 찼다.."CSO 있어도 대표 책임 못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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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보건강조주간' 박람회가 열린 4일 오후2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회의실이 300여명의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의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해석 및 질의응답' 정책 세미나에 대기업 안전보건관리자와 산재 담당 노무사, 중소기업 대표이사 등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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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무사, 중기 대표 등 '북적'
"'아무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간
경영책임자 의무 방기 자인..발목"
"노동자 실수 등 경영자 귀책 없으면
중대재해 사건 발생해도 처벌 안해"
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보건강조주간’ 박람회가 열린 4일 오후2시,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회의실이 300여명의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강검윤 고용노동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장의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해석 및 질의응답’ 정책 세미나에 대기업 안전보건관리자와 산재 담당 노무사, 중소기업 대표이사 등이 대거 참석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수첩에 강 과장의 설명을 받아적거나 강연자료 사진을 찍으며 중대재해법에 관한 노동부의 구체적인 해석에 귀를 기울였다.
지난 1월27일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노동부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사 현황을 설명한 이날, 뜨거운 화두는 법 적용 대상인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과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였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경영책임자 등’으로 규정하고,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할 의무를 지웠다. 경영계는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별도로 세운 경우 해당 법 조항의 ‘이에 준하는 자’로 봐 대표이사의 의무 위반은 면책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최근 현대건설도 중대재해 발생 기업 대표가 받아야 하는 노동부 수사와 필수 안전보건교육을 받지 않으면서,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는 대표이사가 아닌 CSO라는 주장을 펴 논란이 된 바 있 다 .
노동부는 세미나에서 다시 한 번 기업의 이런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강 과장은 “수사 과정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주장하는 것이 ‘CSO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CSO가 대표이사에게 보고해 지시를 받고 최종 결정을 대표이사가 하는 구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과장은 “그런 경우 ‘아무것도 모른다’는 주장이 도리어 경영책임자로서의 의무를 하지 않았음을 자인하는 상황이 돼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과장은 “가장 많은 다툼이 있는 ‘이에 준하는 자’는 단순히 안전보건 만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하는 현장소장이나 공장장에 대한 징계권 및 작업중지 권한을 행사하고,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상대방까지 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안전만을 담당한다고 해서 ‘이에 준하는 자’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표이사가 여럿인 기업에 대해서도 “안전만을 담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장 전체를 총괄하는 이가 경영책임자”라며 “안전과 경영을 분리하는 것은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실수 등 경영자의 귀책 사유가 없는 중대재해도 경영자가 처벌된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강 과장은 “사망사고라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고의로 위반한 경우만 처벌하며, 그것도 사고와 의무 위반 사이의 인과관계가 확인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윤석열 정부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뜻을 밝힌 바 있다. 강 과장은 이날 “안전이 경영의 일부라는 것이 이 법의 취지지만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에 대해 좀 더 명확히 하는 것이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 시행령 개정을 담는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보완해나가는 것도 늦지 않게 준비하도록 하겠다”며 조만간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계획도 밝혔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중대산업재해는 지난달 22일 기준 2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6건)보다 37건 줄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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