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경기 침체 우려..코스피 2300선 가까스로 사수
"수출 의존도 높은 韓, 증시 타격 유독 커"
방어주·하반기 긍정적 수출산업 옥석가리기 필요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2%(5.08포인트) 내린 2300.34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 마감 직전 일부 낙폭을 만회하면서 23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장 중 한때 2276.6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최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증시와 다르게 상대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유독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경기 부진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제조업경기를 반영하는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SM의 6월 제조업 PMI는 53.0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월(52.4)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장은 이제 인플레이션이 아닌 경기 침체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인플레이션보다 침체 우려가 관건이다. 글로벌 증시의 관심은 경기 바닥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아직 바닥을 확인하긴 어렵다. 경제지표 부진이 주가 바닥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수출이 주도하기 때문에 수출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문제는 하반기 국내 수출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 위기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77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쳐, 15개월 연속되던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가 멈췄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전 세계 교역량도 위축되며 국내 수출 신장세가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하반기 수출 업체들의 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전망이나 최근 발표된 3분기 수출 경기 전망조사를 보면 수출이 지금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의 활력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금처럼 급락하는 시장에서 방어 전략을 찾기는 역시 쉽지 않다. 허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는 동안에는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필수 소비, 통신, 보험업종이 상대적으로 방어적”이라며 “이들 업종의 이익 변동성이 낮은 점과 상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이 하락한 건강관리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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