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정비 '한동훈 검찰', 방아쇠 당길 일만 남았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이보라 기자 2022. 7. 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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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욱 선임기자

‘한동훈 검찰’이 한 달 반 만에 전열 정비를 마무리하고 수사 출발선에 섰다. 인사로 자리를 옮긴 검사들이 4일 부임했고, 수사를 위한 조직개편도 이날 완료됐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의 ‘방아쇠’를 당길 일만 남았다는 말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이날 수도권에 전입하는 기관장과 대검 전입 검사 등의 전입식을 가졌다. 이날 전국 검찰청에는 검사 인사 대상자 700여명이 새로 보임했다.

공석인 검찰총장의 직무를 대리하고 있는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는 “공직자인 검사에게는 정해진 자기 자리가 없다”며 “보임된 자리의 참된 주인이 되어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할 소명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직(자리)’만 바라보고 ‘일’을 하게 되면 자신과 검찰, 그리고 국가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며 “미국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은 스타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지만 유니폼에 선수의 이름을 새기지 않는 ‘노 네임 온 백(NNOB)’ 정책을 고수한다. 선수 개개인이 아니라 팀이 우선이라는 팀퍼스트 정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고 했다.

새로 대검에서 근무하게 된 검사들에게는 “대검이 상급기관이라는 생각을 깨끗이 지우고, 일선 청의 검찰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차장의 발언을 두고 ’총장 직무대리’보다 ‘검찰총장’의 행보에 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차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최근 단행된 검찰 정기 인사 때는 검찰총장을 대신해 법무부와 협의했다.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도 이날 전입 검사 79명의 전입식을 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그 동안의 성과,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서울중앙지검에 전입하게된 만큼 쌓아왔던 역량을 발휘하여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일부 복원하고 전문수사 부서를 부활시키는 내용의 조직개편안도 이날 시행에 들어갔다. 지방 검찰청의 마지막 순번 형사부만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폐지됐고, 특별수사팀 구성시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도 삭제됐다. 일선 형사부도 범죄 단서를 발견하면 수사를 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체제를 갖췄지만 차기 검찰총장 인선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까지도 구성되지 않았다. 차기 총장이 누가 되건 ‘식물총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장관이 직할하는 체제로 검찰 판이 다 짜였다는 것이다.

이효상·이보라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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