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장관 "비공개 청와대 소장 미술품, 도록 제작해 공개..BTS 병역특례는 국민여론 중요"
박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개방과 관련, “권위주의 시대 청와대의 풍모는 위압적이었다”며 “이제 팔자 지붕과 공간미를 뽐내며 다정다감하게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는 미국 백악관보다 3배 이상 크고, 역대 대통령 흔적이 살아있다. 빼어난 미술작품 600여점과 5만여그루의 나무와 꽃 숲이 갖춰져 있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소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948년 이승만 대통령 경무대 시절부터 미술품이 기증됐다”며 “한국화 최고의 그림들이 소장돼 있어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는 도록을 제작하고 있다. 작품 공개 여부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청와대가 소장한 미술작품의 전체 목록이 공개된 적은 없다. 박 장관은 BTS 병역특례 문제와 관련해선 “병역이 신성한 의무라는 점과 방탄소년단이 K-컬처를 알리고 한국 브랜드를 압도적으로 높인 점,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사이의 형평성 등 세 가지를 반영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국민 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기조로 접근해 병무청과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국회에는 현재 BTS 등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 요원’으로 편입해 대체 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BTS 맏형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박 장관은 “자유 가치는 윤석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라며 K(케이)-컬처의 지속 확산을 위해 ‘민간 자율성을 존중하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선도적인 정책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콘텐츠 제작·유통에 필요한 금융·재정 지원, 융복합 인재 양성, 해외 진출 등의 지원을 강화하고 뷰티, 음식, 패션 등 연관산업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부처와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병극 1차관 책임 아래 규제혁신 TF를 구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상물 자체등급분류제도 연내 도입 △빅데이터 관련 저작권 이용 편의성 확대 위한 면책 규정 마련 △예술인 지원을 위한 예술활동증명제도 절차 간소화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 기준 완화 △관광펜션업 건축물 층고 기준 완화(3층→4층) 등 5대 핵심과제를 선정, 규제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특히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게임 판호 발급 확대 등에서 외교·경제부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측은 2017년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후 비공식적으로 한한령을 내려 한류 콘텐츠 수입을 막아왔다. 박 장관은 한한령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가는 게 가장 좋을 지 전략적인 방안을 내부적으로 숙고하고 있다”며 “외교·경제부처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갈 사안이며, 이런 형태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게임 판호 발급 확대에 대해서도 “베이징 문화원에 판호 발급 확대를 가장 우선해 처리할 것을 요청했고, 여러 경로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게임업계 등 문화산업 특성에 맞는 주 52시간제의 탄력적 도입도 추진한다.
이밖에 장애 예술인 지원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장애인과 장애예술인도 자유롭게 창작, 공연·전시 등을 할 수 있도록 표준공연장 및 전시장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공연예술계 갈등 이슈인 서울 서계동 국립극장 부지의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관련, “서계동 공간의 정체성을 확인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계동은 공공성을 바탕으로 하는 열린 복합문화공간이고 연극 예술의 상징적 공간으로, 이 정체성이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문체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문화 분야 재정 확보와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과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뒷받침해달라고 예산 세일즈를 하고 있다"며 "민주화, 산업화를 성취한 다음에는 문화가 중요하며, 일류문화매력국가로 가기 위해 문체부의 예산이 더 많아져야 하고 문화예산이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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