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WAS, 말리·부르키나파소 '2년 이내 민정이양' 조건부 제재 해제

박효재 기자 2022. 7. 4. 16: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장-클로드 카시 브루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집행위원장 등이 3일(현지시간)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열린 ECOWAS 정상회의에 참석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아크라|로이터연합뉴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군부 장악 국가인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 2년 이내 민주 정부 이양을 조건으로 3일(현지시간)부터 금융·통상 제재를 전면 해제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전했다. 제재로 인해 이들 국가 경제가 급속도로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장-클로드 카시 브루 ECOWAS 집행위원장은 이날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15개 회원국 정상들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두 국가 군부 지도자들이 민주주의로 체제 전환을 약속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말리 군부는 ECOWAS에 2024년 3월 대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하면서 제재 해제를 이끌어냈다. 올해 1월부터 군부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부르키나파소도 24개월 동안 준비를 거쳐 2024년 7월1일 선출직 대표를 뽑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을 ECOWAS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국경은 즉시 다시 열려 통상이 재개되고, ECOWAS 회원국 외교관들도 조만간 모두 이들 국가 수도로 복귀할 예정이다.

ECOWAS의 제재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정부의 부정부패,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소탕 실패 등을 명분으로 쿠데타가 빈발하고 군부 집권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말리 군부는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뽑겠다며 2020년 8월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을 몰아낸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 민주정부 지도자마저 축출하고 아시미 고이타 대령을 대통령으로 세웠다. 이후 ECOWAS에 올해 2월 선거를 치러 민정 이양을 돕겠다고 약속해놓는 선거 직전 달인 지난 1월 돌연 선거를 2025년 12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ECOWAS는 말리로 가는 육로 및 항공로 폐쇄, 비필수 금융거래 중지, ECOWAS 회원국의 상업은행에 있는 말리 자산 동결 등 각종 제재 조치를 내놨다.

부르키나파소에선 군부가 지난 1월 로슈 카보레 전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준동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이에 ECOWAS는 부르키나파소의 회원국 자격을 정지시켰다.

ECOWAS의 제재로 이들 국가의 경제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특히 말리는 현재 3억달러 이상의 국채를 제때 갚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알자지라는 제재에 따른 지역 금융시장에서 배제로 말리의 경제는 마비되고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번 ECOWAS 조치는 말리 경제의 붕괴를 막고 주변 지역으로 영향 확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카시 브루 위원장은 말리의 회원국 자격정지와 군부 지도부 개인에 대한 제재는 헌법에 의한 통치 질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르키나파소도 금융·통상 제재는 해제하되 민주정부 전환이 완료될 때까지 회원국 자격정지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OWAS의 다른 제재 대상국인 기니는 3년 안에 민주정부로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기니 군부는 현재 기니 중재관을 맡고 있는 보니 야이 전 베냉 대통령과 함께 4주 이내로 다시 선거 계획을 제출하지 못할 경우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빈발하는 쿠데타의 명분이 되고 있는 각국 정부의 대테러전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러 공격은 이제 사하라 사막 경계 지역뿐만 아니라 서부 해안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테러에 대항하는 지역 행동 계획을 계속 이행하고, 다양한 안보 구상을 신속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