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의 슈바이처' 최영아 전문의, 제10회 성천상 수상

JW그룹의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제10회 성천상 수상자로 최영아 서울시립서북병원 내과전문의(52·사진)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최 전문의는 ‘의사는 가장 병이 많은 곳에 가야한다’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20여년 간 노숙인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면서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재단에 따르면 1989년 이화여대 의과대학에 입학한 그는 예과 2학년 무료급식 봉사활동에서 폭우 속 길가에 주저앉아 빗물 섞인 밥을 먹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보고 이들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했다.

의료봉사를 꾸준히 이어가던 그는 2001년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2002년 청량리 뒷골목에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함께 다일천사병원을 세우고 의무원장을 맡았다. 병원의 유일한 의사로서 병원 인근 사택에서 생활하며 밤낮없이 노숙인을 돌봤다. 안정적인 의사의 삶을 누리는 대신 노숙인·독거노인 등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를 이어갔으며 자선병원, 비영리법인 설립에도 앞장섰다.

2004년부터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 의사로 근무했다.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일이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2009년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는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내에 다시서기의원을 설립했다. 또 여성 노숙인 쉼터인 마더하우스를 개설했다. 노숙인의 전인적 치료를 위해 연세대 대학원에서 인문사회의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2015년 노숙인들의 주요 질병을 분석하고 그들의 진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책을 제시한 사회의학 전문서 <질병과 가난한 삶>을 출간했다. 2016년에는 재활과 회복을 돕는 회복나눔네트워크도 만들었다.

그는 2014년 자선병원 도티기념병원 내과 과장을 거쳐 2017년부터는 공공의료기관인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노숙인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9월21일 서울 서초동 JW중외제약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