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폭염에도 시민들 "마스크 못 벗어요".. 실외 마스크 해제에도 눈치보기

윤예원 기자 2022. 7. 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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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너무 덥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는 건 꺼려진다. 남들 다 벗을 때까지 계속 쓰고 다닐 생각이다."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폭염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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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 우려와 익명성 편리함에 마스크 고수.. "남들 벗으면 벗을 것"
전문가들 "익숙함 이어가려는 심리.. 완전히 벗는데 2, 3년 걸릴 것"

“날씨가 너무 덥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는 건 꺼려진다. 남들 다 벗을 때까지 계속 쓰고 다닐 생각이다.”

-대학생 이모(26)씨

4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 10명 중 6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미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행인들은 연신 땀을 닦거나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마스크는 벗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턱에 마스크를 거는 ‘턱스크’를 하고 있거나 손에 마스크를 들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폭염 대비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폭염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년 간 마스크 착용이 익숙해진 탓에 실외에서 쉽게 얼굴을 드러내기가 꺼려진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동조 심리’ 작용과 익명성이라는 편리함에 익숙해져 모두가 마스크를 벗는 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길거리에 만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다양했으나, 대부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야외 마스크 착용 지침이 해제된 이후에도 밖에서 마스크를 벗은 적은 없다. 몇 번 벗어보려고 했으나, 아직 주위에서 가끔 확진자가 나오기도 해 눈치가 보인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6)씨는 갑자기 마스크를 벗자니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고 했다. 이씨는 “코로나19 자체에 대한 두려움은 많이 줄었으나, 워낙 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니 벗는 게 익숙하지 않다. 모두 내 얼굴을 쳐다보는 것 같고 외모를 평가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 숨쉬기도 힘들지만, 남들이 다 벗을 때까지는 기다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롯데카드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2.1%가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 이후에도 마스크를 고수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다는 인식과 함께 익명성이 주는 자유로움, 동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민들이 야외에서 모두 마스크를 벗는 데까지 길게는 2~3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책은 바뀌었지만, 시민들 마음 속에는 마스크를 벗고 싶은 마음과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대립한다. 확산세가 약해졌다고 하지만 추가 감염에 대한 위험에 쉽게 마스크를 벗지 못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익명성에 대한 편리함에 익숙해진 이상 다시 완벽한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2, 3년은 긴 시간이다. 그동안 실내·외를 가릴 것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었다. 인간은 익숙한 것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있고, 동조 심리가 작용해 남들의 행동을 따라한다. 이번 여름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니 앞으로 몇 년 간은 마스크 착용을 고수하려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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