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늘어나는데.. 경찰 10명 중 9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위험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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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하는 경찰관 10명 중 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 수사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수사관들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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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2020년 69.7%↑
"디지털 성착취물 직접 시청 기회를 줄여야"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하는 경찰관 10명 중 9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 수사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수사관들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경찰학회보에 발표된 ‘디지털 성착취물 수사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실태 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업무 분야 3개 부서(65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찰들이 스트레스 장애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이버성폭력 전담수사팀 수사관 25명 중 22명(88%)이 PTSD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디지털 성착취물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관들이 수사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잔혹하고, 자극적인 디지털 성착취물에 장시간 노출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 퇴치 기대에 대한 압박과 위장 수사에 대한 위험부담까지 더해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성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경찰관들에게 부담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건수는 2020년 기준 6983건으로, 전년(4114건)보다 69.7% 늘었다. 디지털 성범죄 건수는 2018년(2289건)부터 2019년까지 79.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유형별로는 2020년 기준 불법촬영이 2239건(32.1%)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포(1586건) ▲유포불안(1050건) ▲유포협박(967건) ▲기타(486건) ▲사진합성(349건) ▲사이버괴롭힘(306건) 순으로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업무가 많아지는 반면, 심리지원은 부족해 정신적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 발생 건수 자체도 많아지고 있지만, 사이버범죄 수사 특성상 압수물과 용의자가 늘어나 수사 업무량이 증가한다”면서 “휴가제도나 상담 같은 심리·정신적인 지원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범죄도 다른 강력사건과 마찬가지로 트라우마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n번방’ 등의 디지털 성착취물 계기로 경찰청과 시·도 지방경찰청 등에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특별단속을 벌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실시한 디지털 성범죄 특별단속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자 2807명을 검거했다. 제작자와 판매자, 구매자 등이 포함된 디지털 성범죄자 중 2538명(71%)이 통신매체를 잘 활용하는 10~20대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사이버범죄 수사관들의 정신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심리적 지원 제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아동 성착취물을 조사하는 수사관에게 연 1회 의무적인 심리상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정신적 충격 완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디지털 성범죄 수사관 선발 시 엄격한 기준과 체계적인 검증 필요 ▲독립된 공간 제공 ▲디지털 성착취물 영상 자동 분류 시스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수사관들이 영상을 직접 시청하는 횟수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미 해외에서는 영상을 직접 시청하기 전에 자동으로 화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되거나, 성범죄 관련 영상을 분류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디지털 성범죄를 조사하는 국가기관에 시스템을 적용해 수사관과 조사관의 정신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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