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혁신의 시작, 우리 먼저"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

부산CBS 김혜경 기자 2022. 7. 4. 1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 문화·예술의 핵심 축인 '부산문화회관'의 수장이 바뀐 지 반년이 다 돼간다.

평생 해온 국악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문화예술기관 최고 경영자로 탈바꿈한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를 만나 부산 문화 현실을 진단하고, 부산문화회관이 나아갈 길을 짚어봤다.

부산의 문화시설, 예술가 인프라는 충분한 편이지만, 부산의 도시 브랜드에 '문화, 예술'을 넣기엔 아직 대표적인 축제도 하나 없는 실정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핵심요약
취임 이후 노-사 관계 안정화 집중, 미래지향적 관계 설정
문화회관·시민회관, 각 특성 살린 운영위한 '조직개편'필요
박형준 부산시장 핵심 공약 '15분 도시', 문화예술 접목
16개 광역권 중 문화예술 예산 낮은 수준, 앞으로 늘려야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원하는 문화,예술 니즈(needs)를 적시에 빨리 파악해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필 대표이사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 문화·예술의 핵심 축인 '부산문화회관'의 수장이 바뀐 지 반년이 다 돼간다.

극심한 노사갈등 이후 전임 이사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어수선한 상황에서 조직을 이끌게 된 이정필 대표이사는 지난 반년간 '노-사 관계 안정화, 미래지향적 관계'를 설정하는데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평생 해온 국악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문화예술기관 최고 경영자로 탈바꿈한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를 만나 부산 문화 현실을 진단하고, 부산문화회관이 나아갈 길을 짚어봤다.

그는 지난 반년간 '조직 안정화'에 주력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20여년간 국공립 예술단에서 예술감독, 지휘자로 활동해왔다.

누구보다 현장 예술가들의 어려움과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그런 경험을 십분 발휘해 서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

"부산문화회관이 코로나19와 노사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취임 이후 1차 목표로 조직 안정화를 뒀다. 지난 5월 24일, 노사 화합 문화회관 경영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노-사 화합을 통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이다. 지금은 관계가 상당이 원만하고, 같이 혁신하려는 의지도 충만하다"

올해는 문화회관 개관 33주년, 내년은 부산시민회관은 문을 연 지 50주년이다.

반세기 동안 부산 문화의 핵심 축이었지만, 빠르게 변하는 문화예술 트랜드에 맞춰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 대표는 조직개편을 시작으로 첫 단추를 끼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은 음향, 조명시설이 낡고 오래돼 개선이 필요하지만, 아직 이에대한 중장기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부산문화회관 전경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문화회관, 부산시민회관이 조직 운영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사업 위주로 조직이 편성돼 있다. 팀 간 보이지 않은 미묘한 갈등, 협조가 안되는 부분도 많다. 문화회관은 순수문화, 예술을 위한 제작극장, 시민회관은 대중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화를 추구하다 보니 조직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조직개편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와있다. 미래지향적, 문화예술기관으로 특성을 살린, 앞으로 중장기적인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고 한다"

이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상반기에 부산문화회관이 선보인 굵직한 공연은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연속 홈런을 쳤다.

그는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그동안 부산문화회관의 자체 제작 비중은 높지 않았다. 서울에서 성공한 작품들을 부산으로 유치해오는 유통구조였다. 하지만, 이는 부산이 가진 문화욕구을 충족시켰다고 볼 수 없다. (취임 이후) 시민들이 어느 부분에 더 관심을 두고, 보고싶어 하는지, 어디에 가치를 두는지 눈높이 맞는 공연을 선보이려고 했다. 각 장르별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 운영 자문단을 통해 더 양질의 공연을 선보일 것이다"

이에 맞춰 기존 오프라인 현수막, 가로등 배너 광고에서 벗어나 플랫폼을 활용한 다각적인 홍보에도 나설 방침이다.

수준 있는 좋은 공연은 결국 충분하고, 넉넉한 예산에서 나온다. 하지만, 부산의 문화예술 분야 예산과 지원은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부산문화회관에 7개 예술단체가 있다. 1년 예산이 15억 2천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공연예산은 7~8억 사이다. 도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16개 광역권 시도를 봐서도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드려면 예산이 필요하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대표는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15분 도시'정책 추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민들의 삶 깊숙한 곳에 문화, 예술이 숨 쉴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시 문화예술 예산이 2~3%가량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튼튼한 예술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지역 예술인의 의지가 강렬하다. '15분 도시는 문화 예술을 '도시'와 어떻게 접목할 것이냐고 중요다. 문화예술이 관광과 접목하면 엄청난 영향력, 파괴력을 가진다.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일종의 도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관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시장의 정책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부산문화회관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의 시설, 장비가 오래돼 더 고도화돼가는 공연의 질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 유지, 보수에 대한 장기계획이 없는 한 계속 목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산문화회관은 올해 개관 33주년, 부산시민회관은 내년 개관 50주년을 맞는다. 오래된 설비와 음향, 조명 장비로는 바르게 변하는 문화예술 사이클을 따라갈 수 없다. 2019년, 부산시에서 조건부 승인으로 예산 81억원을 내려준다고 했는데, 결국 받지 못했다.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예산을 확보해야한다. 또, 부산문화회관의 경우 정문이 후문처럼 여겨지고 있다. 주차장 시설도 너무 낡아서 잦은 사고가 난다.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부산의 문화시설, 예술가 인프라는 충분한 편이지만, 부산의 도시 브랜드에 '문화, 예술'을 넣기엔 아직 대표적인 축제도 하나 없는 실정이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부산을 대표할, 부산의 성격에 딱 맞는 대표적인 페스티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일단 부산버스킹 페스타를 만들었다. 127개 버스킹팀이 지원, 최종 본선 10개팀을 선발해, 본선 경기까지 치렀다. 부산 인터내셔널 뮤직 페스타 가칭, BIMF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은 바다, 강, 산 등 천혜 자연을 갖추고 있어 어찌 보면 재즈와 상당히 잘 어울리는 도시다. 재즈와 록이 합쳐진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발을 만들 것이다. 올해 11월 11일에는 유엔평화음악회도 준비하고 있다. 유엔 참전국들이 참여하는 뮤직 페스티벌도 만들고, 오페라도 제작하려고 한다"

이정필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부산문화회관 제공


앞으로 부산오페라하우스, 국제아트센터가 잇따라 개관하면 부산 문화,예술 인프라가 대폭 확대한다.

아직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 부산 문화의 미래를 큰 시각에서 함께 고민할 '부산문화 콘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 문화에 대한 중장기인, 미래 발전 지향적인 로드맵을 만들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가령 '문화예술진흥재단'같이 하나의 재단법인을 통해 그 밑에 오페라하우스, 국제아트센터, 부산문화회관, 부산시민회관 등을 관장 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문화예술 전반을 아우르는 큰 틀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서로 독립 법인으로 가면 각 기관별 예산 규모, 집행의 차이 때문에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특히, 오페라 하우스는 초기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다. 이곳에 예산 투입이 집중되면 '문화예술'이라는 한정된 예산 내에 다른 기관의 예산은 줄어들고, 운영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변화, 적응'을 키워드로 꼽으며 혁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는 변화 사이클이 아주 빠르다. 문화예술인도 시대의 흐름, 변화에 적응하는 만인드가 필요하다. 유연성도 절실하다. 시민사회와 소통하며 받아들이며 나아가야 한다. 아직 문화예술에 대한 문턱이 높다는 말이 많다. 이 문턱을 아예 없애야 한다. 시민들이 삶 속에서 질 높은 문화를 편히 즐길 수 있도록 부산문화회관이 앞장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부산CBS 김혜경 기자 hkkim@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