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째 '미사일 도발' 멈춘 北.. '장마 때문?'
軍 "북한군 하계훈련 동향 주시".. 美 '코브라볼' 한반도 출격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최근 한 달 동안 미사일 도발 '휴지기'를 보내고 있다.
북한은 올 들어 지난달 12일까지 총 19차례에 걸쳐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 사격 등 무력시위를 이어오면서 역대 같은 기간 대비 최다 도발 횟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북한은 6월12일 오전 서해안 일대에서 서해상을 향해 재래식 방사포 여러 발을 쏘는 '저강도 도발'을 벌인 뒤 20일 넘게 무력시위를 중단한 상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5일 평양 순안 일대 등 4개소에서 총 8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쏜 게 가장 최근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 기간은 이날까지 29일 간으로 올 들어 가장 길다.
그전엔 올 1월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이후 2월27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용 탄도미사일 발사 때까지가 올해 북한의 가장 긴 미사일 도발 중단 기간이었다.
당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자제는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2월4일~20일)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게 대북 관측통과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역에 당분간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돼 북한도 이 기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등을 계기로 다시 무력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판단에 따라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4일 브리핑에서 "최근 (북한에) 집중호우 상황이 있었으나 통상적으로 7월부턴 북한군이 하계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하계훈련이 본격 진행될 경우 주요전력인 전략군(미사일 운용 부대)의 사격 훈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이달부터 북한군의 각종 무력시위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북한의 각종 미사일 도발이 새로 개발하거나 성능을 개량한 기종의 시험 성격이 컸던 점을 감안할 때 미사일 도발 '휴지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나온다.
우리 기상청 예보에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북한 전역엔 오는 14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날이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기간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측 모두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현재 기술적 역량으론 미사일 시험발사 때의 성능 측정 및 평가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2019년 7월31일엔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깅원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적 있다. 북한의 당시 미사일 발사는 '날씨와 상관없이 실전에서 언제든 남한을 향해 정상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경우 가장 가까운 시기론 미국 독립기념일(현지시간 7월4일·한국시간 7월5일) 직후가 거론된다. 소식통은 "북한은 그간 우리나라보다 미국을 핵협상 상대로 여겨왔다"며 "미국의 주요 일정을 계기로 도발을 감행해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올 하반기엔 한미연합 군사훈련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도발 빌미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훈련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침공에 따른 전면전을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침략전쟁연습'이라며 강력 반발해왔다.
지난달 29일부턴 미 하와이 근해에서 한미일 등 다국적 병력이 참여하는 해상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림팩)이 진행되고 있다. 8월 초엔 한미 양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참여하는 탄도미사일 경보훈련 및 미사일 탐지·추적훈련도 계획돼 있다.
군사 소식통은 "미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 정찰기가 지난 주말부터 매일 동해 상공에 출격해 대북 경계·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독립기념일'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공군의 E-737 '피스아이' 항공통제기도 이날 오전부터 서해상과 중부 지방 상공을 오가며 임무를 수행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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