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 비웃는 충북 진천 덕산읍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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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지방 소도시 인구가 꾸준히 줄면서 '지역 소멸'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충북 진천군 덕산읍은 인구가 오히려 늘어나는 눈길을 끈다.
민경환 진천군 인구정책팀 주무관은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수도권 유입 인구의 비중이 20% 가까운 건 다른 혁신도시들에 견줘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신축 아파트 등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진천과 음성 등 덕산 인접 지역에서도 전입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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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께 충북혁신도시 조성 이후 인구 급증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 톡톡
민간 기업 투자도 매년 1조원 대
대부분의 지방 소도시 인구가 꾸준히 줄면서 ‘지역 소멸’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지만, 충북 진천군 덕산읍은 인구가 오히려 늘어나는 눈길을 끈다. 수도권에 밀집해있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지역에 분산시키는 균형 발전 정책의 효과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저녁 덕산읍에선 주민들이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인구 3만명 돌파를 자축하는 자리다. 음성과 맞닿은 진천 동쪽 덕산은 7년 전부터 매년 인구가 늘고 있다. 2014년 말 5770명에서 2016년 말 1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두 해 뒤인 2018년엔 2만명 선도 훌쩍 뛰어넘었다. 3만명을 돌파한 건 지난달 22일. 불어난 인구 덕에 2019년 면에서 읍으로 승격한 덕산 주민들은 진천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진천읍(3만124명)을 제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덕산 사람들은 지역의 이런 성장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변화는 2014년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 일대에 충북혁신도시(면적 약 6.9㎢·여의도의 80% 규모)가 조성된 뒤, 국가기술표준원·한국고용정보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공공기관 11곳이 순차적으로 이전해 오면서 시작됐다.
다른 소도시들보다 인구 구성도 젊다. 지난달 말 기준 유소년(0~14살)과 청년(15~29살) 비중은 각각 21%, 14%에 이르지만 65살 넘는 고령자 비중은 8.1%에 그친다. 지역 소도시에서 보기 힘든 인구 구성이다. 2014년 당시 덕산의 65살 이상 고령자 비중은 21%였다. 노인이 많던 마을이 이젠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곳이 된 셈이다. 외부에서 젊은 인구가 대량으로 유입된 덕이다.
수도권 등 먼 지역에서 온 이주민이 많은 것도 혁신도시 효과다. 2015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찌 덕산 전입인구는 모두 4만8797명인데, 이 가운데 9201명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왔다. 같은 기간 대전·세종을 포함한 충남권에선 2380명이 덕산으로 넘어왔다. 민경환 진천군 인구정책팀 주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도권 유입 인구의 비중이 20% 가까운 건 다른 혁신도시들에 견줘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신축 아파트 등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진천과 음성 등 덕산 인접 지역에서도 전입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덕산의 성장세 덕분에 덕산을 품은 진천군의 인구는 2014년 8월 이후 9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진천군 인구는 57년 전인 1965년(약 8만9천명)에 정점을 찍은 뒤 1990년엔 5만명 선이 무너졌다가 2015년부터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기준 진천군 인구는 9만1천여명에 이른다. 이런 인구 증가세는 비수도권 도시에선 유일하다.
부쩍 늘어난 민간 기업 투자는 덕산읍과 진천군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보여준다. 2016년 이후 씨제이제일제당과 한화큐셀 등 대기업을 포함해 진천에 둥지를 튼 기업만 모두 380여곳이다. 박근환 진천군 투자전략실장은 “진천은 수도권과 멀지 않은 데다 국토의 중심이다. 교통 여건도 좋아 기업 활동에 적합하다. 덕분에 2016년 이후 늘어난 일자리만 1만3천여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진천군의 투자 유치액은 2조원이 넘는다. 말그대로 ‘덕산의 기적’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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