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방어' 선언 대형마트, '최저가' 경쟁 돌입

정재웅 2022. 7. 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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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고공 행진..'최저가'로 고객 잡기
이마트, 40대 필수 품목 '상시' 최저가
롯데마트, '물가 안정 TF'로 가격 관리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물가 고공행진에 대형마트들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대형마트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엔데믹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호재다. '물가 방어'를 명분삼아 온라인에 빼앗긴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포문을 연 것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실행키로 했다. 지속적인 최저가 관리를 통해 ‘이마트에서 장보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생각이다. 롯데마트도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물가 안정 TF'를 가동하고 매출 상위 30% 생필품 가격을 집중 관리 중이다.

이마트 '최저가 전략', 과거에도 있었다

이마트는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주요 상품들의 가격을 내리고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마트의 이번 최저가 정책의 핵심은 '상시 행사'라는 데에 있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최저가 정책을 확대해나가고 이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이마트의 최저가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마트는 1997년 '최저가격 보상제'를 실시한 바 있다. 같은 상권 내 경쟁 할인점에서 똑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팔고 있다면 차액을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미국의 월마트가 선보여 성공을 거뒀던 마케팅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당시 이마트가 처음이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마트의 '최저가격 보상제'는 지난 2007년 중단될 때까지 10년간 지속됐다. 이후 이마트는 다시 한번 비슷한 전략을 선보였다. 지난해 이마트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선보였다. 동일 상품, 동일 용량 제품에 대해 이마트 구매 가격이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보다 비싸면 그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이같은 방식은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최저가를 확인하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또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 보다는 보상금을 노린 경우가 많아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엔 다르다"…이마트, 가격 직접 공략

반면 이번에 이마트가 선보인 전략은 지금까지의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 ‘40대 필수상품’의 가격을 인하했다. 40대 필수상품은 우유, 김치 등 가공식품 17개와 계란, 양파 등 신선식품 7개, 화장지, 비누 등 일상용품 16개다. 온·오프라인 구분없이 이마트 매장과 SSG닷컴, 이마트몰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쿠팡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이마트는 이들 상품의 가격을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보다 저렴하게 선보인 점을 강조했다. 많은 소비자들이 쿠팡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에 나선다는 점을 다분히 의식한 부분이다. '이마트에서 사면 쿠팡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아울러 필수 상품들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한 점도 눈에 띈다. 과거 시행했던 차액 보상이나 e머니 적립보다 훨씬 직관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이번 필수 상품들의 가격을 기존 가격 대비 최저 11%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판매한다. 평균 할인율은 13%다.

이마트가 이처럼 할인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대형마트가 가진 경쟁력 덕분이다. 대형마트는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한다. 따라서 매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만큼 가격을 저렴하게 가져갈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대형마트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전략인 셈이다.

롯데마트 대표 특명…"우리가 최후의 가격 방어선"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최저가 전략을 펴자 롯데마트도 대응에 나섰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는 "롯데마트가 고물가 시대에 최후의 가격 방어선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물가 안정 TF’를 가동하고 ‘Pricing팀’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Pricing팀은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의 적절성과 각 상품 특성에 따른 가격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고객이 가격적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집중적인 물가관리를 하는 팀이다.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이 대상이다. 신선, 가공식품은 물론 주방용품 가격까지 관리한다.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에 따라 Pricing팀은 매주 목요일이나 필요에 따라서는 실시간으로 가격 수준을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매가를 조정하거나 대안을 찾고 있다. 상품별 환경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상품의 경우 사전에 산지·수입국 다변화, 스펙 변경 등 가격 변동에 대비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나다산 돼지고기’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한주에 한번씩 전단을 발행, 주 단위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품목은 회사의 자원을 투입해 물량을 확보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고 있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판매가 상승을 모두 막을 수는 없지만 가격 최종 방어선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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