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했던 당진항 발전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시민들 '실망'

차진영 기자 2022. 7. 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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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재배치 등 3·4차 국가항만 기본계획 범주 못 벗어나
헌재·대법원 패소 당시 울분이나 보상적 미래 비전 담아내지 못해
(가칭)당진항 발전포럼 등 민관 주도 상설기구 설치 시급

[당진]당진항 발전 연구용역이 시민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패소 당시 시민들의 울분이나 보상적 미래 비전을 담아내기는커녕 부두 재배치 등 제3·4차 국가항만 기본계획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졸속 용역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국비 5억 원을 들여 평택·당진항 발전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에서 이 보고서를 인용할 경우 당진항 발전은 커녕 오히려 퇴행시키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당진해양발전협의회, (사)당진시개발위원회 등 지역 다수 시민사회단체들은 (가칭)당진항 발전포럼 등 시민 주도 상설기구를 설치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의제를 발굴하는 등 장기적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아산만 평택·당진항 충남도계 내 내항매립지 350만 평이 대법원의 부당한 판결로 경기도 평택시 땅이 됐다.

그 당시 지역 정치권을 비롯한 충남도, 당진시 등은 이구동성으로 빠른 시일 내 자체 용역과 해수부 대규모 국비 용역을 통해 시민들의 울분을 달래고 빼앗긴 땅과 그 부가가치를 만회할 수 있는 당진항 미래 비전을 수립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충남도와 당진시가 C대학교에 1억 5000만원을 들여 발주한 '당진항 활성화 방안, 미래발전전략 기초조사 연구'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구 전략으로 제시한 △내항 개발 및 매립 절대 반대 △외항 위주 당진항 분리 독립 추진 △해상도계 재설정 등 빼앗긴 땅을 회복하거나 시민의 아픔을 치유하는 보상적 대책은 단 한 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역에서는 △수소부두(액체부두) 개발 △양곡부두 신규개발 △잡화부두 신규개발 △수리조선단지 신규개발 △항만 배후단지 개발 △항만 친수시설 조성 △유휴 부두의 효율적 운영 △스마트 항만 플랫폼 구축 등 8가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제3차 국가항만개발 기본계획에서부터 송산지구에 반영돼왔던 5년 내에 국가부두로 개발이 가능한 잡화부두 외 4선석 규모의 공간에 잡화부두 2선석을 항계 밖 석문방조제 앞에 신규 개발하도록 전환하고 그곳에 수소부두와 수리조선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사회와 지방행정이 10수년간 노력으로 국가계획에 반영시킨 부두개발계획을 특정 사기업에 넘겨주겠다는 것은 향후 15년 내에 석문공단 등에 입주하는 기업들이 이용할 부두를 단 1선석도 개발할 수 없도록 만드는 매우 잘못된 계획으로 발전이 아닌 퇴보 전략이라는 주장이다.

또 항만 배후단지 개발계획이나 항만 친수시설 조성은 이미 수년 전에 계획이 확정돼 사업이 진행되는 사항을 나열했으며 이 보고서의 개발계획 자체가 사기업의 개발을 돕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유휴 부두의 효율적 운영 방안으로 물동량이 미미한 모 기업체를 특혜 지원하는 듯한 의견을 제시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현기 당진해양발전협의회 회장은 "이번 용역은 당진항 매립지 350만 평을 빼앗긴 시민의 울분이나 보상적 미래 비전을 담아내기는커녕 오히려 퇴행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며 "당장 용역 수정은 물론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칭)당진항 발전포럼 등 시민 주도 상설기구를 설치해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당진해양발전협의회는 지난달 17일 김태흠 충남도지사 인수위원회를 방문해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면서 △당진항 분리 관리권 통합 △아산만권 도계 재설정 △국가재정투자 항만건설 등을 요구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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