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항 정박 어선 3척 화재..9시간 넘게 진화 중

민소영 2022. 7. 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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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성산항에 정박한 어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해경의 합동 화재 진압으로 약 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힌 가운데, 화재 발생 9시간째를 넘어선 현재까지도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방과 해경은 인근 선박으로의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불이 난 어선 양옆으로 계류 중이던 선박의 로프를 풀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불이 난 선박 3척도 외진 방파제 인근으로 옮겨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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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갈치잡이 연승어선 3척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과 해경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성산항에 정박한 어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해경의 합동 화재 진압으로 약 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힌 가운데, 화재 발생 9시간째를 넘어선 현재까지도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오늘 새벽 성산항에 정박 중인 어선 3척에서 불

제주도소방본부와 서귀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늘(4일) 새벽 4시 반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성산선적 근해 연승어선 3척에서 불이 났다.

"항구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는 119신고가 이어졌고, 소방은 이날 새벽 4시 35분쯤 관할 소방서의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해경도 경비함정과 연안 구조정, 구조대 등 가용 자원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근해 연승어선 3척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제주동부소방서 제공


이번에 불이 난 현장엔 어선 9척이 밧줄로 서로를 단단히 묶은 채 옆으로 정박하는 '횡계류' 중이었다.

소방과 해경은 인근 선박으로의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해, 불이 난 어선 양옆으로 계류 중이던 선박의 로프를 풀어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불이 난 선박 3척도 외진 방파제 인근으로 옮겨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초 신고 약 세 시간 만인 오전 7시 20분쯤 큰 불길은 잡혔지만 이날 오후 1시를 넘어서도 선박 연소가 계속되면서, 잔불을 끄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근해 연승어선에서 불이 나, 선체가 전소한 모습. 민소영 기자


소방당국은 이 불로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해경이 선주와 선장 등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다행히 불이 난 선박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내에서 숙식 중이던 선원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화재 현장에 있던 29톤, 39톤, 47톤급의 갈치잡이 연승어선 3척이 완전히 불에 타, 수십억 원에 상당하는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FRP 재질 선박·출항 앞두고 연료 가득…화재 키워

소방과 해경이 9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완진이 되지 않는 이유로는 불에 취약한 선박 재질과 출항을 앞두고 배에 가득 실려 있던 연료, 항구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선박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에 불이 난 선박도 불이 잘 붙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로 건조돼 불길이 삽시간에 배 전체로 번져나갔다.

FRP 재질은 전기 스파크 등 작은 불씨만 튀어도 쉽게 불이 붙고, 이후 연소가 확대되면 유독성 가스도 다량으로 배출한다. 제주 도내 선박 대부분이 이러한 FRP 재질로 건조됐다.

4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항에 정박 중인 갈치잡이 연승어선 3척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과 해경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동부소방서 제공


여기에 불탄 선박 연료 탱크가 파손되면서 새어나간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는 가운데, 불길이 옮겨붙고 있다.

황승철 제주동부소방서장은 오늘 오전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다행히 바람은 크게 불지 않고 있지만, FRP 재질 선박인 데다 선박이 밀집된 상태여서 화재 진압이 더디다"고 설명했다.

소방과 해경은 화재 진압과 동시에 사고 현장 주변에 오일펜스를 치고 방제 작업에 나서는 한편,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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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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