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만 생각"한다면서 지지율 하락은 "의미 없다"고?

이재훈 2022. 7.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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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두고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살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2.0%포인트)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전주에 견줘 2.2%포인트 하락한 44.4%로 나타난 반면, '국정 수행을 잘 못 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상승한 50.2%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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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리얼미터 조사서 '부정'이 '긍정'에 5.8%p나 앞서
여당 일각 "심지어 대선 때 찍었던 사람들도 철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두고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지른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여당 내에서도 윤 대통령이 ‘성공의 역설’에 빠졌다며 “자성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살 이상 25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2.0%포인트)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전주에 견줘 2.2%포인트 하락한 44.4%로 나타난 반면, ‘국정 수행을 잘 못 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상승한 50.2%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과 부정 응답 차이는 5.8%포인트로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평가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를 나타냈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도 2주째 이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한 질문에 “전 뭐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며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고,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쓴소리가 나왔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지율 하락은 “상당히 위험 신호”라며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당도 그렇고 집권 초기에 왜 이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자성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갈무리

김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이유에 대해 세계적 경제 위기에 따른 구조적인 요인과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을 제시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성공의 역설’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홍준표 대표에게 아슬아슬하게 신승을 거두고, 실제 (대선) 본선에 가서 이재명 후보하고도 정권교체 지지율에 비해 훨씬 낮은 득표율로, 0.73%포인트 차로 이겼다”며 “이런 걸 자체 평가를 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성공의 역설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이긴 분들이 가지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내부의 자정 평가 같은 것에 귀를 닫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역대 새 정부 출범 초기에 지지율이 높은 건 대통령을 후보 시절에 안 찍었던 사람들도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윤 대통령 지지율은 찍었던 사람만 지지하고 있는 것이고, 심지어 대선 때 찍었던 분들도 일부 50대 중도층에서는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협치와 포용과 덧셈의 정치를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반문재인’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시정연설 때 얘기한 교육개혁이나 노동개혁 등 미래를 얘기하는 큰 틀을 보여주면서 전 정부에 대한 사정이 부수적으로 나와야 국민들도 ‘저건 일을 하다가 흘러나온 거구나’라고 이해를 하는데, 지금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전 정부에 대한 사정만 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정부와 당 지도부의 어젠다 세팅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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