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 '데드크로스' 조짐 이유 다섯가지
'데드크로스' 기자 질문에 윤 대통령 "지지율 의미 없다"
여당 내에서도 지지율 하락 쓴소리 원인 뭔가
①박빙 승리 평가없고 쓴소리 외면 ②당 내홍 ③인사 ④김건희 ⑤경제위기 세계탓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지지도)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 보다 높게 나타나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쓴소리 외면, 경제위기 극복의 비전 부재, 인사 문제, 당 내홍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의미가 없다”며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밝혀 지지율 하락의 심각성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지지도(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역전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는 지난 6월 5주차 주간 조사(집계 대상 모두 2514명)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긍정 평가)가 전 주에 비해 2.2%포인트 낮아진 44.4%(매우 잘함 25.7%, 잘하는 편 18.6%)로 나타난 반면, 부정 평가는 50.2%(잘 못하는 편 10.9%, 매우 잘 못함 39.4%)로 2.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리얼미터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간 차이는 5.8%포인트로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고 전했다. 이번 주간 집계는 지난달 27일(월)부터 지난 1일(금)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7만2477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2514명이 응답을 완료, 3.5%의 응답률을 나타냈고, 자동 응답 방식(무선 97%·유선 3%)으로 실시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4일 TBS의 의뢰로 지난 1~2일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긍정 평가가 42.8%, 부정 평가가 51.9%로 오차 범위 밖에서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고 전했다. 한사연은 국정 지지율 하락 원인을 두고 “'여권 내부 갈등' 때문이라는 응답이 24.5%로 오차 범위 내에서 가장 높았고, '고물가 등에 대한 경제 대책 미흡'(21.4%). '노동 시간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대통령과 부처 간 혼선에 따른 정책 불안'(15.6%), '공무원 피격사건 등 이전 정부에 대한 의혹 제기 및 보복수사 논란 때문'(15.4%), '조용한 내조를 뒤집은 대통령 부인의 행보'(13.8%)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 자동응답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6.1%다.
한국갤럽도 지난 6월 다섯째 주(28~30일) 정례 조사에서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물은 결과 43%가 긍정 평가했고 42%는 부정 평가했다고 밝혔다. 갤럽은 지난달 초 대비 직무 긍정률은 10%포인트 줄었고 그만큼 부정률이 올랐다며 “대체로 성향 중도층, 무당층에서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6월 첫 두 주간 중도층에서의 대통령 긍정률은 약 50%, 부정률은 30%대 중반이었으나 이번 주는 각각 37%·46%가 됐다.
직무수행 부정평가 응답자(418명, 자유응답)들은 '인사(人事)'(18%),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 '독단적/일방적'(7%),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소통 미흡',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상 5%) 등을 꼽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이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출근 길 도어스테핑 질의응답에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데드크로스까지 하락했는데, 그 원인이 인사 문제라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저는 선거 때도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를 않았다”며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지지율 하락 ①박빙승리에 대한 평가 분석 반성 없고, 쓴소리에 귀닫아 ②당 내홍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여러 분석이 나온다. 우선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 대선에서 0.73%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승리한 데 대한 평가와 반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 뿐만 아니라 대통령께도 쓴소리가 들어가야 된다”며 “대선 득표율보다 지지율이 지금 내려가 있는데, 그렇다면 상당히 위험 신호라고 자각하고 대통령과 당이 집권 초기에 왜 이런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자성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성공의 역설이라는 표현을 들어 “검찰총장 하다 정치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대선 후보가 됐는데,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됐고, 본선에 가서도 이재명 후보와 정권 교체 지지율에 비해서 훨씬 낮은 득표율로 승리했다”며 “이를 자체적으로 평가했어야 하는데, 그거 없이 진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특히 윤 대통령이 이런 쓴소리를 잘 경청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내가 다 이겼지 않느냐, 홍준표도, 유승민도, 본선에서도 이기지 않았느냐”며 “이게 이긴 분들이 가지는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내부의 자정의 평가 같은 것에 귀를 닫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밖에도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당 내 갈등이 그치지 않고 계속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볼 때는 집권 여당이 저렇게 자기들끼리 패싸움 하는 걸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당 내홍을 꼽기도 했다.
③부실 인사문제
세 번째로 부실인사 문제가 거론된다. 김근식 전 실장은 “그 내부로 들어가면 인사의 문제라든지 검찰공화국 프레임이라든지, 비전과 국정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지율 떨어지는 제1위가 인사 아니냐”며 “18%가 윤석열 정부의 인사를, 대통령의 인사를 부정적으로 보더라. 그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④김건희 여사 논란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한 모호한 태도도 문제로 꼽았다. 현근택 변호사(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는 4일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논란을 놓고 “공식적인 어떤 표현 없이 애매한 상태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논란이 된다”며 “이번에 방문 때도 사전에 아마 외교적인 연습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원장은 “부속실만 하더라도 자기가 공약을 했으니까 안 한다고 했으면, 제2부속실 내 증원을 해서 영부인을 공적 관리해 줘야 될 것 아니냐”며 “천공스승까지 나서고 카페가 난리를 피우고 이럼 이건 안 된다. 국민을 얕보고 간 보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⑤ 세계경제탓 비전부재
경제위기에 대한 비전 부재와 세계 경제 탓만 하고 있다는 무책임함도 민심 이반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근택 변호사는 “과거에 대한 평가도 물론 필요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국 정부를 보고 믿고 가는 건데,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있는 현상이고 어쩔 수 없다'고 해 버리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현 변호사는 “지금 주식도 최저가에, 적자도 최고 수준이며, 집값도 흔들리는 데다 금리는 오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실은 정부를 믿고 갈 수 있나, 이런 게 (지지율 하락 원인 중) 가장 크다고 본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가 가장 빈약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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