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천의 머니&아트] 이배 '붓질 268'

파이낸셜뉴스 2022. 7. 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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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은 모든 물질의 마지막 모습이다."(이배)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숯으로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배(66)는 '숯'이라는 물성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 유학 시절, 500원 정도면 한봉지를 살 수 있었던 숯은 가난한 화가에게 최상의 재료였고, 동양의 문화이자 일상생활과 관련 깊은 재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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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 '붓질 268' / 케이옥션 제공

"숯은 모든 물질의 마지막 모습이다."(이배)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숯으로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배(66)는 '숯'이라는 물성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프랑스 유학 시절, 500원 정도면 한봉지를 살 수 있었던 숯은 가난한 화가에게 최상의 재료였고, 동양의 문화이자 일상생활과 관련 깊은 재료이기도 했다.

이배는 숯을 잘라 캔버스에 붙이고 표면을 갈아 완성하는 ‘불로부터(Issu De Feu)’ 연작에서 시작해 숯가루를 짓이겨 화면에 두껍게 붙이는 ‘풍경(Landscape)’ 시리즈, 목탄에서 추출한 검은 안료로 형상을 그리고 밀랍을 바른 뒤, 다시 붓질하는 과정을 반복해 완성하는 ‘아크릴릭 미디엄(Acrylic medium)’ 시리즈, 그리고 최근 ‘붓질(Brushstroke)’ 시리즈까지 숯이라는 물성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그의 예술혼을 다져가고 있다.

아주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작가는 파리와 뉴욕에서 또 한국의 청도나 고양에서도, 보통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작업을 한다. 그가 이렇게 규칙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은 균일하고 일정한 프로세스를 통해 작가의 세계성을 완성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영감과 정신이 중요시되던 근대미술의 영역과 현대미술의 차이점, 다시 말하면 수공업 성격의 근대와 산업화된 현대의 차이인 것이다.

이배는 지난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고, 2018년 프랑스 정보로부터 문화예술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또 2014년 프랑스의 ‘페르네 프랑카 재단’에서 개인전과 2015년 유럽 최대의 동양 미술관인 파리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여는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이배의 2020년작 '붓질 268'(종이에 숯, 132×163.5㎝)은 1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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