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압박, 각종 의혹에 김승희 자진사퇴..尹, 박순애 김승겸 임명 재가

변덕호 2022. 7. 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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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논란이 불거진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자진사퇴했다. '아빠 찬스' 논란 등으로 끝내 자진사퇴한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은 두 번째 낙마다. 김 후보자는 본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여당의 자진사퇴 압박에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객관적 근거가 없거나 저와 관련이 없는 가족들의 사생활에 대해서까지 수많은 비판이 제기되었다"며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여 각종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설명해 드렸으나, 이 과정에서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던 저의 명예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정치자금에 대해서는 고의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으며,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라면서도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이 정치자금 사용의 기준과 관리가 모호한 체계에서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논란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저와 같이 억울하고 불합리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회 내 논의를 통해 정치자금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끝으로 "저의 사퇴가 국민을 위한 국회의 정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며, 앞으로도 국민 행복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처한 어떠한 위치에서도 최선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27일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여당의 자진사퇴 압박과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의 임명을 두고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 내용 또는 각종 언론에서 나타난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김 후보자 스스로 본인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며 김 후보의 '자진사퇴'를 암시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인사청문 대상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국정운영에 충분히 부담이 된다고 본다"며 "선출직보다 지명직이라는 인사는 조금 더 수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본인께서 결정해야 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라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야당에서 많은 공격을 하게 될 것"이라며 "어쨌든 좋은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사퇴로 윤석열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2명이 자진사퇴하게 됐다. 앞서 자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에 휩싸인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된 지 43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일각에선 정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김 후보자는 임명 강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두 명의 후보자가 연이어 사퇴하면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상당히 윤 대통령에게는 타격인데, 최근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하락세인데다 주요 원인이 인사 잘못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그런 터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연이어 낙마한 것은 적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가 인사를 장기간 끌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새로운 인사 면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국정 부담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임명을 재가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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