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구합니다' 자금조달하느라 바쁜 은행.."지나쳐도 문제"
재원 마련 위해 고금리 예·적금
2금융권 유동성 악화 우려도
시중은행이 기업대출에 필요한 재원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시중자금을 과도하게 빨아들일 경우, 2금융권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특판 상품’의 형태로 연 3~4%대 금리의 정기 예·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창업 40주년을 맞아 최고 연 4.0%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과, 최고 연 3.2% 금리를 주는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을 내놨다.
지난달 22일에는 우리은행이 최고 연 3.2% 금리의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출시했다. NH농협은행도 오는 11일쯤 최고 연 3%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신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고금리 수신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은행 마진을 나타내는 예대금리 차는 좁혀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이 지난 5월 신규로 취급한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달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고, 대출금리는 0.11%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예대금리 차는 전달 1.70%포인트에서 1.66%포인트로 축소됐다.
은행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 고금리 상품을 출시해 고객 돈을 유치하려는 것은 기업에 빌려줄 재원이 필요해서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기업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큰 탓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기보다 은행 대출을 활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대기업 대출 잔액은 91조92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조5151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581조8306억원)은 같은 기간 28조3521억원 불었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완화했던 은행 건전성 규제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는 것도 은행이 예금 잔액을 확충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지원한다는 전제 하에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의 비율),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30일치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 규제 등을 완화한 바 있다.
은행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적금 특판뿐만 아니라 은행채 발행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20조6160억원으로, 국고채·회사채 등을 제치고 발행액 1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선 은행의 공격적인 자금 조달에 대해 우려를 내보이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중자금의 대부분을 상업은행이 차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의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 채권 금리가 오르는 것도 차주(대출받은 사람)들에게 악재다. 은행채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상품 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산정에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3.80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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