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연극의 전설' 피터 브룩 별세..향년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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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극에 굵은 족적을 새기며 '현대 연극의 전설'로 불린 위대한 연출가 피터 브룩이 지난 2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97. 영국 런던 태생이지만 40대 후반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전세계를 무대로 100여편의 작품을 올리며 연극 발전에 몸 바쳤다.
연극은 물론, 영화와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90대에 들어서도 무대 곁을 지킨 브룩은 고전 작품의 현대적 재해석에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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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넓은 작품과 '독창적' 찬사 받아
"비어있는 어떠한 공간도 무대\"
현대 연극에 굵은 족적을 새기며 ‘현대 연극의 전설’로 불린 위대한 연출가 피터 브룩이 지난 2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97. 영국 런던 태생이지만 40대 후반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전세계를 무대로 100여편의 작품을 올리며 연극 발전에 몸 바쳤다. 연극은 물론, 영화와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90대에 들어서도 무대 곁을 지킨 브룩은 고전 작품의 현대적 재해석에 탁월한 재능을 선보였다.
다루는 작품의 폭이 넓었고, 무대에 올리는 작품마다 ‘독창적이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5년 인도 대서사시로 만든 '마하바라타'는 9시간에 이르는 파격적 공연 시간으로 화제를 모았다. 1970년 '한여름 밤의 꿈'은 무대를 온통 흰색으로 치장해 주목받았다. 파리 외곽의 슬럼가, 중동 이란의 유적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과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등 세계 어디에서든 공연했고, 버려진 영화관이나 차고 등 이색적 공간을 무대로 활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이런 신념을 담아 1968년 펴낸 저서 <빈 공간>에서 그는 “비어있는 어떠한 공간이라도 나는 무대라고 부를 수 있다"고 썼다. 가난한 노동자 계층이 많이 사는 파리 10구에 사실상 방치돼 있던 작은 극장 '부프 뒤 노르'를 인수한 것도 이런 신념의 반영이었다. 이곳에서 브룩은 수많은 작품을 공연했다.
한국에선 2010년 6월 연극 '11 그리고 12'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2012년엔 오페라 '마술 피리'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라트비아 출신의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브룩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다.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등을 거쳤다. 프랑스로 이주한 뒤에도 영국 국적은 유지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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