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갖은 악재 속 2분기 실적 선방한듯..하반기가 문제

조재영 2022. 7. 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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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정 실적 발표..인플레이션·경기둔화에 하반기 전망은 '흐림'
삼성전자 서초사옥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여러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올해 2분기에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및 수요 위축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 내 발표된 증권가의 2분기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76조8천74억원, 영업이익은 14조5천270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20.63%, 영업이익은 16.60% 늘어난 수치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 매출(77조7천800억원)보다는 적지만, 영업이익은 1분기(14조1천200억원)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한 달 전 증권가 전망치(매출 78조6천425억원, 영업이익 15조3천952억원)보다는 크게 하향 조정된 수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성품) 판매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과 고금리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IT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천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의 7천300만대보다 1천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공급망 문제로 크게 줄었던 지난해(2억7천200만대)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반도체 수요가 아직은 견조해 2분기 실적을 떠받쳤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역시 경기둔화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는 북미를 중심으로 견조하지만, PC용은 소비자 중심의 수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모바일용은 중국의 봉쇄 영향으로 예상보다 수요 상황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D램 업황이 2분기 말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예상보다 약한 중국의 경기 회복과 경기 침체 등에 대한 뉴스로 고객들의 구매 욕구가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2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매출 86억4천만달러(약 11조2천억원), 순이익 26억3천만달러(약 3조4천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6%, 순이익은 51% 각각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는 72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3분기 매출뿐만 아니라 당초 4분기 전망치인 92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대만의 TSMC도 주요 고객사들이 하반기 칩 주문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앞으로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보다 각각 9.5%와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지정학적 격변과 높은 물가상승, 환율 변동 및 공급망 중단이라는 '퍼펙트 스톰'으로 전 세계 디바이스(기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특히 PC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의도 LG전자 사옥 [연합뉴스 자료 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17조1천139억원, 영업이익 8천90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2분기 대비 매출은 14.97%, 영업이익은 7.88% 각각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매출 21조1천114억원, 영업이익 1조8천805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뒷걸음질한 실적이지만, 1분기 때는 영업이익에 특허수익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TV 판매가 부진하고, 원재료 및 물류비가 크게 상승한 점이 LG전자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DB 금융투자에 따르면 LG전자 TV 부문(HE)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8.2%에서 올해 1분기 4.6%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0.5%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2013년 사업을 시작한 VS(전장부품) 사업부는 전기차 부품 비중이 늘고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9년 만에 첫 흑자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작년 하반기 적자를 냈던 B2B 사업 파트인 BS사업본부 역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전망됐으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도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여전히 견조해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TV의 부진은 뼈아프지만 올레드 TV 시장이 커지는 하반기에는 (TV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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