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의혹' 사건 수사, 분당경찰서→경기남부청 이관 배경 있나

김태희 기자 2022. 7. 4. 12: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이 분당경찰서가 수사 중이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분당경찰서의 성남FC 후원금 사건 수사가 막바지인 상황인 데다 최근까지도 ‘분당서가 맡는다’는 수사 방침이 변경된 셈이다. 경찰은 “분당서가 민생 사건이 많다는 이유로 이첩을 요청했기 때문”라고 설명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왔거나 추가 수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 분당경찰서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벌여오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사건은 그동안 분당경찰서가 수사를 맡아왔다. 대신 경기남부경찰청은 이 사건을 집중 지휘 사건으로 구분해 수사관 3명을 파견 보내는 방식으로 수사를 지원해왔다. 경기남부청은 조만간 수사 자료를 넘겨 받고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할 계획이다.

수사는 경기남부경기남부청 반부패수사대가 맡게 된다. 반부패수사대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관련한 의혹 대부분을 수사를 하고 있다.

분당경찰서는 앞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가 지난 2월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인해 다시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 5월 성남시청과 두산건설, 성남FC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며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분당경찰서는 압수물 분석 등을 대부분 마치고, 현재는 법리를 검토하는 등 사실상 최종 판단만 남겨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의원이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성남 시내 대기업 등으로부터 각종 인허가 편의를 봐주고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경기남부청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가 있던 올해 초부터 ‘성남 FC 사건은 분당서가 맡아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이관 결정은 그동안 경찰이 밝혀왔던 입장을 바꾼 것이다. 최승렬 전 경기남부청장은 지난 2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번 수사를 아예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수사 주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수사는 안 된다”며 “경찰은 사건이 (검찰에서) 뒤집히지 않도록 수사 결론을 깔끔하게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남 FC 사건’ 이관 결정을 두고 경찰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우선 사건 마무리 단계에 분당서에서 송치 여부를 결정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분당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한 차례 불송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분당서가 다시 불송치 결정을 내리거나, 결과를 뒤집고 송치 결정을 내리는 것 모두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상급 기관이자 또 다른 수사 주체가 사건을 맡으면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을 수도 있다. 두 차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고, 추가 수사를 위해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이 직접 수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맡고 있던 분당서에 민생 사건이 많아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요청이 들어와서)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주 내에 (사건을) 이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상황이라 추가 수사가 필요한지 등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못했다”면서 “자료가 들어오면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