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 "정부가 따듯한 아이스 커피 내놓으란 격..가격 인하계획 없어 "

김기정 2022. 7. 4. 1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커피 생두 수입, 정부의 부가세 면제 '생색' 논란
4일 농식품부 "수입업체, 가격 인하할 것"
업계 1위 동서식품 "부가세 이미 환급받고 있어"
스타벅스코리아 "생두는 수입하지도 않아"
개인 카페 "최저임금· 임대료 이미 다 올라"
[사진 = 농림축산식품부]
소비자들이 물가인상을 피부로 느끼는 '커피'가격 상승과 관련, 정부가 커피 생두의 수입 부가가치세(수입가의 10%)를 면제하며 가격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 업계는 '정부가 따듯한 아이스 커피를 내놓으란 격'이라며 뜨뜨미지근한 반응이다. 이미 환급받고 있는 부가세를 면제해주고 가격인하를 기대하는 건 정부의'탁상행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블레스빈, 우성엠에프, 엠아이커피, 지에스씨인터내셔날 등 대형 커피생두 수입 유통업체들이 6월 28일 이후 수입 신고분 물량부터 부가세 면제분만큼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커피생두 부가세 면제는 수입 원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조치"라며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수입 유통업체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의 발표는 부가세 면제에 따른 업계의 반응처럼 보였지만 커피 업계 전반의 분위기와는 온도차가 있다.

우선 국내 커피 생두수입 업계 1위 업체인 동서식품은 "가격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커피 생두의 40%를 수입하는 동서식품은 국내 로스터리에서 생두를 볶아 '카누'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다른 커피 업체에 커피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초 커피 가격인상을 단행한 동서식품은 "커피 생두 가격이 2년 전에 비해 130%가 올랐다"면서 "부가세 면제로는 가격인하 요인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커피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한 커피 생두는 가공해 판매한 양 만큼 이미 부가세를 환급받고 있어 정부의 부가세 면제 시행이 커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커피가격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다.

한국 스타벅스는 커피 생두를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커피를 볶는 로스터리 장비를 국내에 갖추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량 볶은 커피 '원두'를 수입해 각 지점에 공급하고 있다. 정부의 부가세 면제는 '생두' 수입에 제한돼 있어 스타벅스 등 볶은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회사는 혜택이 없다.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PC 역시 정부의 부가세 면제조치에도 불구 "가격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언급한 유통업체들로 부터 직접 생두를 구매해 커피를 판매하는 개인 카페들은 가격인하의 혜택을 볼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과 부동산 임대료 인상으로 커피 가격 변동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커피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피가격에서 커피 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안된다"면서 "정부의 부가세 면제조치로 가격인하보다는 추가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