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호황' 끝..경기침체 속 '고임금 부메랑' 맞는 IT업계

이희권 기자 2022. 7. 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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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호황을 누렸던 이커머스, 게임 등 정보기술(IT)과 스타트 업계가 순식간에 엄습한 구조조정, 긴축 경영 상황을 맞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업계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등 각종 신기술 키워드와 넘쳐나는 유동성을 토대로 몸집을 불리며 프로그램 개발자 등 고가의 몸값을 지닌 인력을 앞다퉈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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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감원 등 ‘찬바람’

베스파, 105명에 권고사직 통보

신작 흥행실패·무리한 연봉인상

중소 게임사들 도미노파산 우려

스타트업계도 “인력 채용 자제”

이커머스, 비용절감 카드 만지작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호황을 누렸던 이커머스, 게임 등 정보기술(IT)과 스타트 업계가 순식간에 엄습한 구조조정, 긴축 경영 상황을 맞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업계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등 각종 신기술 키워드와 넘쳐나는 유동성을 토대로 몸집을 불리며 프로그램 개발자 등 고가의 몸값을 지닌 인력을 앞다퉈 영입했다. 직원들의 몸값은 거침없이 치솟았다. 하지만 전례 없는 복합 악재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표면화하면서 급속히 늘어난 인건비가 이제는 발목을 옭아매기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앞다퉈 꺼냈던 연봉 인상·복지 혜택 카드 ‘청구서’의 처리 결과에 따라 명운이 엇갈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특수를 타고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는 비용절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신규 채용 대신 플랫폼 개발·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력직만 수시 채용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성격의 인력 감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달업체 관계자도 “최근 배달 수요 감소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인력 배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부 투자 환경에 극도로 민감한 스타트업 업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당장 스타트업 대형 투자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시장이 많이 어려워지자 벤처캐피탈(VC)들이 스타트업을 상대로 ‘기술인력 채용 규모를 너무 늘리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계열사마저 상장을 철회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데다,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가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다.

게임 업계에서는 경기침체와 연봉 인상의 후폭풍으로 잇따라 쓰러지는 중소형 게임사가 줄을 이을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유치가 원활하고 주식도 계속 오를 때는 잉여 인력에 지출되는 인건비가 별반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경기가 급랭하면 결국 회사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소수, 옥석을 가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의 히트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에까지 입성했던 국내 게임사 베스파는 지난달 말 전 직원 105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한때 1000억 원이 넘는 연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잇따른 신작 게임 흥행 실패로 좌초 위기에 몰렸다. 회사가 어려워지는 와중에도 무리한 연봉 인상 레이스에 뛰어든 것은 결정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급감하고 투자 유치에 실패한 와중에도 인재 영입과 개발자 이직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전 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1200만 원 인상했는데 이후 채 2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고 했다.

이희권·장병철·최준영·김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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