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담소] 고양이 키운다고 전세계약 파기한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받을 수 있나요?
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2년 7월 4일 (월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김현 변호사
- 세입자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사실을 집주인에게 미리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지는 않아
-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반려동물 양육에 대해서 미리 협의 하는 것이 필요해
-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무조건 계약금의 배액을 손해배상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오늘은 김현 변호사님과 말씀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김현 변호사(이하 김현): 안녕하세요.
◇ 양소영: 자세한 사연 들어보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저희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신혼부부입니다. 아내의 직장이 멀어 고생하던 차에 최근 아내 직장 근처에 전셋집을 구하게 되었죠. 전세 계약을 할 때, 집주인은 "집에 부부만 거주하실 건가요?"라고 물었고 저희는 "아직 아이가 없어 저희 둘만 산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계약금을 주고 전세계약은 체결되었죠. 저희는 전셋집에 들어가기 전에 도배를 하기로 했는데요. 도배 일정을 잡기위해 집주인과 통화를 하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화들짝 놀라더니, 반려동물 키우는 걸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합니다. 저희는 계약금을 주고받은 단계에서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거니까 손해배상으로 계약금의 두 배를 줘야 해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계약 체결할 때 고양이를 키운단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저희 잘못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거라며 지급 받았던 계약금만 반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임대차계약을 할 때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한다는 걸 반드시 고지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건가요? 집주인과 저의 주장 누가 맞는 건가요?" 요즘 반려동물 키우는 가구가 참 많습니다. 저도 예전에 강아지를 키웠었거든요. 통계가 어떻습니까.
◆ 김현: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약 312만 9천 가구였습니다. 전체 가구 수가 약 2092만 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의 15% 즉 7가구 중 한 가구꼴로 반려동물 양육을 하고 있는 셈이죠.
◇ 양소영: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까 당연히 사연과 같은 갈등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은 지금 사연에서 문제된 게 고지 의무예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세입자가 알려야 할 고지 의무 이 고지 의무가 뭔지 설명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현: 어떤 사정에 대해서 미리 고지를 받았다면 상대방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사회 통념상 명백한 경우라면 그 조건을 미리 고지해야 할 신의칙상 고지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판례는 이와 같은 고지 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직접적인 법령의 규정뿐 아니라 널리 계약상 관습상 그리고 조리상의 일반 원칙에 의해서도 인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집주인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왜 반려동물의 동거 여부를 알리지 않았냐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세입자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사실을 미리 고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걸까요.
◆ 김현: 이에 대해 판단한 2심 판례가 하나 있어서 소개하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오늘의 사용과 비슷한 사실관계를 놓고 판례는 세입자에게 그러한 고지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근거로 첫 번째로 임대차 계약서에 반려동물에 대한 기재가 전혀 없었고 또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공인중개사나 세입자에게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임대차 계약의 조건이라고 고지한 적도 없었어요. 세 번째로는 집주인은 계약 체결 시에 집에서 두 명만 거주할 것이냐고 이렇게 물었고 이에 대해서 세입자는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고 해요. 그렇다 하더라도 집주인의 이러한 질문이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할 것이냐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사회 통념상 공동주택의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이 터부시 되지 않고 또 세입자가 기르고자 한 반려견 세 마리 모두 소형견이라는 점을 들어서 세입자에게 신의칙상 고지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양소영: 지금 판례는 오히려 임대인이 이런 조건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 같은데 이 판례에서 결론은 어떻게 됐습니까.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으로 말씀하셨던 것처럼 계약금의 2배를 받을 수 있었나요?
◆ 김현: 그것까지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판례는 민법 398조 2항의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하게 감액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워서 세입자가 청구한 손해배상 예정액 4천만 원에서 감액해서 30%인 1천200만 원만 인정해줬습니다. 그 근거로 집주인은 해당 계약이 파기된 이후에 다른 세입자와 또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때 특약으로 반려동물 금지 조항을 넣었다고 합니다. 판례는 이것을 통해서 볼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증액하려고 하거나 그런 다른 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주인에게 다른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했고요. 또 세입자는 해당 계약이 파기된 이후에 새로운 주택을 임차했는데 그 새로운 임대차 계약의 보증금이 파기된 계약에 그것과 비슷해서 실질적으로 세입자가 계약 파기로 인해 입은 손해가 크지 않다는 점 또한 고려해서 손해배상액을 감액했습니다.
◇ 양소영: 계약이 해지된 이후의 사정을 봐서 손해배상액을 결정한 판결 같은데요. 반려동물 때문에 집주인하고 세입자 간 분쟁이 일어나면 양측 모두 곤란할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 김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반려동물 양육에 대해서 미리 협의를 하시는 것이 중요해요. 먼저 내가 집주인인데 반려동물 양육을 금지하고 싶으면 계약할 때 반려동물 금지 특약을 정해 놓으시는 거예요. 금지 특약에 위반할 경우에 어떤 페널티가 있는지 예를 들어 반려동물로 인해서 훼손된 부분의 수리비용을 세입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나 특약을 위반해서 반려동물을 키우면 얼마를 손해배상으로 집주인에게 지급한다는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으시는 거죠.
◇ 양소영: 그럼 세입자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을 챙겨야 될까요.
◆ 김현: 판례가 세입자에게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고지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집주인에게 아무 말 없이 반려동물을 양육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난처해질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나중에 집주인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걸 알게 됐을 때 또 이번에 사연처럼 세입자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도 있고 또 나중에 계약이 종료된 후에 원상회복 범위에 대해서 분쟁이 커질 수도 있거든요. 임대차라는 게 결국 상호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계약이다 보니 반려동물을 묵비했다는 점에 대해 집주인이 감정이 상해져 버릴 수 있잖아요. 그렇게 관계가 틀어져버리면 유지 수선이나 계약 기간 연장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 집주인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 닥쳤을 때 집주인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사람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 반려동물은 집의 컨디션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계약할 때 미리 고지하고 집주인하고 상의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양소영: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한다는 걸 반드시 고지해야 되느냐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변호사님 말씀 주신 판결에 의하면 아니다로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있어서는 사연 주신 분께서 주장하시는 바와 같이 무조건 계약금의 배액을 손해배상으로 받을 수 있는 거는 아니기 때문에 오늘 변호사님 말씀 주시고 소개해 주신 판례 근거로 해서 두 분이 현명하게 협의하셔서 문제를 해결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호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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