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8월 전세 대란' 일축.. "신규 세입자는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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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에서 제기된 '8월 전세 대란' 가능성을 최근 일축했지만, 정작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이런 논리로 임대차 2법 시행 2년 차인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소진된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전셋값이 급등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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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 4년 42%↑
"신규 전세 계약하려면 1.8억 보태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장에서 제기된 '8월 전세 대란' 가능성을 최근 일축했지만, 정작 임대차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전셋값이 소폭 떨어졌으나 4년간 폭등한 것에 견주면 미미한 수준이라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구할 집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8월 전세 대란? "전셋값 소폭 떨어졌다"
'8월 전세 대란' 우려는 올해 내내 시장에 떠돌았다.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2020년 7월 31일 이후 임대차시장에선 집주인이 세입자의 계약 갱신을 고려해 한 번에 4년치 보증금을 올려 받는 추세가 근거로 거론됐다. 이런 논리로 임대차 2법 시행 2년 차인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이 소진된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전셋값이 급등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정작 최근 시장 지표는 원 장관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하락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한국부동산원)를 보이고 있다. 올해 누적으로 0.04%포인트(수도권 -0.06%포인트) 떨어졌다. 원 장관 진단대로 아직까지는 전셋값이 치솟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 셈이다.
세입자 속 끓는 4가지 이유
그런데도 세입자들은 불안하다. 8월 전세 대란이 '설'로 그치더라도 세입자가 셋집을 수월하게 구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일부 지표만 보고 시장 상황을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세입자들의 걱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4가지를 따져 봤다.
①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월세 매물 건수 자체가 크게 줄었다. 서울만 놓고 보면 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1일만 해도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4만4,000건(월세 2만4,632건)에 육박했는데, 이달 1일 기준 2만8,804건(월세 1만7,141건)으로 2년 만에 34%(월세 30%) 쪼그라들었다.
더구나 ②서울은 직전 3년(2018~2021년) 주택 공급량 대비 올해 포함 향후 3년(2022~2024년)의 공급량이 56% 줄어들 걸로 전망된다. 당장은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 수요가 잠잠하지만, 주택 공급이 빠듯하다 보니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에 가세하면 얼마든지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 향후 3년 주택 공급이 줄어들 걸로 예상되는 경기(-20.5%), 부산(-11.2%), 세종(-60.8%)도 마찬가지다.
③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달 1일 KB 시세 기준)은 최근 4년간 22%(전국 17.2%) 급등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중위(전체 표본을 가격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 전세가격은 4억2,702만 원에서 6억928만 원으로 42% 올랐다. 올 들어 중위 전세가격이 350만 원(-0.57%) 내리긴 했지만, 4년 만에 새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로선 대략 1억8,000만 원을 더 보태야 지금 살고 있는 수준의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④서울 아파트 월세(올 1월 기준)는 2년간 32.7%(부동산R114 집계) 급등해 월세 부담이 더 크다. 특히 4인 가족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도심권 전용면적 85㎡ 아파트의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6월 4.2%에서 올해 4월 4.7%로 0.5%포인트 급등했다. 보증금 3억 원을 월세로 돌릴 때 내야 할 비용이 1,260만 원에서 10개월 만에 1,410만 원으로 150만 원 늘어났다는 얘기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 기준으로는 전국 전셋값이 2.5% 오를 걸로 전망되지만 2년 혹은 4년 만에 시장에 나선 전세 수요자는 그간 오른 전셋값을 감당해야 해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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