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빙하 붕괴로 6명 사망.."빙하소실" 경고 있었다

홍수진 2022. 7. 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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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3일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돌로미티 산맥에서 빙하가 붕괴해 등산객 최소 6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탈리아 돌로미티 빙하 붕괴…등반객 최소 6명 사망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돌로미티 산맥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에서 현지시간 3일 큰 빙하가 떨어져 등반객들을 덮쳐 최소 6명이 숨졌습니다. 알프스 산맥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에 걸쳐 있는데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 걸쳐진 산맥의 남서쪽이 돌로미티로 불리는 곳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마르몰라다에서 큰 빙하가 등산객들을 덮쳤고, 이들 중 6명이 얼음과 눈· 바위 등에 부딪히면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중태를 포함해 9명이 부상했고, 15명이 실종돼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립 알프스·동굴구조팀은 트위터에 마르몰라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자리해 있던 '세락(serac)'으로 불리는 큰 얼음덩이가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얼음덩이가 산비탈을 타고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눈· 돌과 합쳐지면서 정상부의 인기 코스에 있던 등반객들을 덮쳐 대형 인명 피해를 낳았습니다. 구조팀은 현재 헬리콥터 5대를 포함해 인력과 물자를 총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부상자들은 벨루노, 트레비소, 트렌토 등 인근 도시로 후송됐습니다.

사고 당시 정확히 몇 명의 등산객이 현장에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구조대원들은 실종 인원수를 파악하기 위해 주차장에서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망자나 부상자의 국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언론은 희생자 가운데 외국 국적자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돌로미티 산맥. (사진/연합뉴스)


■'돌로미티의 여왕' 폭염에 녹아 내렸나? …정상부 역대 최고 10℃기록

산세가 수려해 '돌로미티의 여왕'이라고도 불리는 마르몰라다산은 3천343미터 높이로 알프스의 지맥인 돌로미티 최고봉입니다. 이탈리아 북동부 돌로미티산맥에서 가장 큰 봉우리로, 스키와 등산으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여름에도 정상 주변을 덮은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빙하가 빠르게 녹아 없어졌다고 현지 언론 등이 전했습니다.

AFP 통신은 이번 참사가 마르몰라다 정상부의 기온이 역대 최고인 섭씨 10도를 찍은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조대 대변인 역시 6월 말 이후 이탈리아를 강타한 폭염이 빙하가 떨어져 나간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에 말했습니다. 다만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기온은 이날 비극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며 “변수가 너무 많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CNN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서유럽 곳곳에서 최근 한 달간 긴 폭염이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 산맥의 여름 풍경 (출처: KBS1 트레킹노트 캡처)


■ 이탈리아 연구팀 "지구온난화로 15년 내 빙하 소실" 경고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지난 2020년 9월 2일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 최고봉의 빙하가 15년 이내에 완전히 녹아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는 내용입니다. 이하 내용은 2020년 기사입니다.

이탈리아 파두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돌로미티산맥에서 가장 높은 마르몰라다산의 빙하 규모가 1954년 9천500만㎥에서 현재는 1천400만㎥로 약 85%가량 급감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빙하가 녹아내리는 속도가 과거에 비해 2배 가까이 빨라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10년 전 연간 5헥타르(㏊)정도의 빙하가 사라진 데 반해 최근 3년 사이에는 연간 소실 규모가 9헥타르(㏊)로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속도로 빙하가 녹아내리면 2031년께에는 마르몰라다산에서 더는 빙하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추정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돌리미티 산맥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스트리아와 접한 트렌티노-알토 아디제 자치주에 걸쳐 있는 마르몰라다산은 3천343m 높이의 돌로미티 최고봉으로, 한여름에도 정상 주변을 덮은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과학자들이 1902년부터 매년 빙하 규모를 측정해왔기에 기후 변화의 속도를 감지하는 '자연 온도계'로 불리기도 합니다.

연구팀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를 저지하려는 지구촌 차원의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마르몰라다의 빙하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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