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어쩌다 'ESG'..기업가치 개념을 확장하다

2022. 7. 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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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기업의 과도한 기후위기 투자지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서신을 보낸 것을 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원인이 되는 문제를 크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분류하고 이런 문제를 억제하거나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ESG 경영'이고 이러한 기업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지속 가능 투자'라는 것이다.

ESG 문제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치에 '위험'으로 인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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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기업의 과도한 기후위기 투자지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서신을 보낸 것을 두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ESG는 일시적 유행으로 그치게 될까?

ESG에 대한 공식 표현은 2004년 유엔과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모인 ‘Who Cares Wins’라는 최종 보고서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에 사용된 표현은 어떤 문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가?’라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한다. 즉 자본주의 체제에서 기업들과 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이 ‘이익극대화’라는 비즈니스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자원 배분의 효율성과 경제성장이 극대화된다고 생각해왔지만 이러한 게임이 지속되지 못할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그 원인이 되는 문제를 크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분류하고 이런 문제를 억제하거나 해결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ESG 경영’이고 이러한 기업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지속 가능 투자’라는 것이다. ESG 문제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치에 ‘위험’으로 인식된 것이다. ESG 용어가 등장하기 전 1994년 영국의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은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을 주창, 자본주의 지속 가능성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보텀라인’이란 표현은 재무회계에서 ‘당기순이익’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결국 ‘재무적 자본’에 대한 성과를 측정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환경적·사회적 성과도 회계적으로 측정해 각기 환경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에 얼마나 기여하거나 손상을 주고 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환경’과 ‘사회’도 일종의 ‘자본’으로 참여하므로 동 자본의 증감에 영향을 주는 성과도 기업가치를 구성하는 요소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다.

1987년 유엔 환경과발전위원회의 일명 ‘브룬틀란 보고서(Brundtland)’에서는 ‘지속 가능 발전’이란 말의 개념을 ‘미래세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고 현재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 정의했다. 지속 가능성은 동 시대에 존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의 이해관계자들을 염두에 둔 개념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환경과 사회문제를 이야기할 때 현재 존재하는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만이 아니라 미래에 존재할 사람들에 대한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이해관계를 모두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려면 그 각각의 ‘영향’을 정확하고 종합적으로 가치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기록하고 투자자들에게 보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가 형성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ESG 원조들의 생각을 돌아보면 그것은 ‘부분적인’ 가치만을 의미하며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추가적으로 반영돼야 할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블랙록의 서한은 ‘환경 투자’를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환경가치 개선’보다 ‘주주가치 훼손’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기업은 맹목적 ESG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기업가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ESG 경영은 기업의 재무적·비재무적 가치를 제대로 종합 평가할 때 이뤄 질 수 있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뿐만 아니라 훼손한 자원과 오염시킨 환경의 가치, 그리고 기업이 부지불식간에 만든 사회적 불평등과 비윤리적 문제, 안전과 보건을 위협한 문제,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이 미래 몇 세대에 걸쳐 영향을 주는지 등 부정적 영향과 이를 극복하려는 ‘바람직한’ 기업들의 ‘긍정적 효과’들 모두가 기업의 진정한 가치에 반영돼야 우리는 안심하고 ‘자본주의’체제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되새길 때다.

오준환 SK사회적가치연구원 SV측정센터장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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