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정조문의 한국문화재 사랑 '고려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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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라는 것은 온 세계 사람들이 우리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국제인이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조선 한국의 풍토에서 자란 아름다움은 지금도 여전히 일본에서 언어, 사상, 주의를 넘어 말을 걸고 있습니다." 1988년 10월 25일 일본 교토(京都)에 소재한 고려미술관에서 정조문(1918∼1989)은 떨리는 목소리로 개관을 알렸다.
훗날 고려미술관장을 지낸 우에다 마사야키(上田正昭·교토대 명예교수)는 "일본 권력자가 빼앗아간 조국의 미술품을 모으겠다는 결심도 대단하지만, 그것을 일본에서 되찾겠다는 집념은 경탄할 만한 것이었다. 그가 모은 미술품 한 점 한 점에는 땀과 눈물과 피가 고여 있다"며 정조문의 한국 문화재 수집활동을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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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장
“…제가 바라는 것은 온 세계 사람들이 우리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국제인이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조선 한국의 풍토에서 자란 아름다움은 지금도 여전히 일본에서 언어, 사상, 주의를 넘어 말을 걸고 있습니다.” 1988년 10월 25일 일본 교토(京都)에 소재한 고려미술관에서 정조문(1918∼1989)은 떨리는 목소리로 개관을 알렸다. 고려미술관은 원래 재일동포 사업가 정조문이 1960년대 초부터 입주해 살던 집이었다. 정조문은 이 집을 미술관 시설로 리모델링한 뒤, 자신이 수집한 1700여 점의 한국 문화재를 기증해 고려미술관을 열었다. 그리고 이듬해 지병을 못 이기고 65년 타향살이를 마감한다. 현재 고려미술관은 일본 내에서 한국 문화재만을 알리는 유일한 미술관으로, 재일동포의 기증과 기부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북 예천에서 태어난 정조문은 6세 때 부모를 따라 일본 오사카(大阪)에 정착한다. 차별과 따돌림 속에 소학교를 겨우 마친 어린 정조문은 곧장 생계의 현장에 내몰린다.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처우를 받던 중 30대 초반에 파친코 사업을 시작해 크게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토의 골동상 거리에서 진열장 속 조선백자에 홀리듯 이끌려 한국 문화재 수집에 나서게 된다. ‘조선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가던 때였다. 훗날 고려미술관장을 지낸 우에다 마사야키(上田正昭·교토대 명예교수)는 “일본 권력자가 빼앗아간 조국의 미술품을 모으겠다는 결심도 대단하지만, 그것을 일본에서 되찾겠다는 집념은 경탄할 만한 것이었다. 그가 모은 미술품 한 점 한 점에는 땀과 눈물과 피가 고여 있다”며 정조문의 한국 문화재 수집활동을 평했다. 그의 소망과 바람이 깃든 고려미술관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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