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무더위숙소·산책로 냉장고..폭염에 서울시·자치구도 비상
쉼터·그늘막 설치↑.. 생계비·의료비·공과금 지원도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첫 폭염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폭염대책본부를 구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경남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됐다. 사망자 A씨(45)는 지난 1일 오후 7시23분 지역 내 농산물 공판장에서 상하차 작업 중 구토증상을 호소하며 저온창고로 스스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이후 쓰러진 채로 발견된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부천시에서도 5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을 거뒀다. 전날 오후1시51분쯤 경기 부천시 송내역 쌈지공원에서 B(55)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오후 3시10분쯤 숨졌다. 소방당국 출동 당시 B씨의 체온은 41.8도였다.
5월20일~7월2일 집계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상 온열질환자수(3일 오후 4시 기준)는 총 355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명이다. 온열질환자는 전년 동기(온열질환자 152명·사망자 3명) 대비 203명 증가했다.
◇ 서울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 가동…취약계층 에어컨 설치 지원
이에 서울시와 지차구 등 지자체별로 폭염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오전 11시 서울 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을 즉시 가동했다. 서울시 폭염 종합지원상황실은 폭염특보에 따른 위기경보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구성·운영된다.
시는 횡단보도 그늘막 2885개소를 포함해 쿨링포그(안개형냉각), 쿨링로드 등 총 4225개소의 폭염 저감시설을 설치·운영 중이다. 시는 8월까지 그늘막, 스마트쉼터 등 201개소를 추가해 폭염 저감시설을 4426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다.
폭염에 따른 실직, 휴‧폐업 등으로 일시적 위기에 처한 가구에는 '서울형 긴급복지'를 통해 생계비, 냉방용품, 전기요금 등을 최대 300만원(가구당) 지원한다. 폭염특보 시 25개 자치구 2만7794명의 '재난도우미'가 안부전화·방문·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모니터링을 통해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건강과 안전을 살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선 임기 첫날인 지난 1일 첫 민생 현장 행보로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동행식당 운영, 노숙인 공공급식 횟수 확대, 폭염대비 생활환경 개선 등 3대 지원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폭염에 대비해 시 예산과 민간후원을 활용해 에어컨(150대) 설치와 에어컨 설치에 따른 추가 전기요금(7~8월 중 추가요금, 가구당 5만원 한도)을 지원한다. 여름철 침구 3종 세트(홑이불, 쿨매트, 베개)도 제공한다.
오 시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돈의동 쪽방촌에서 에어컨 부족등 폭염에 취약한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 서울 자치구, 호텔과 계약해 무더위쉼터 안전숙소 운영…사각지대 지원도
서울 용산구는 7~8월 두 달간 무더위쉼터 안전숙소를 운영한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 주민들이 열대야를 피할 수 있도록 뉴월드호텔(한강재로84길 21-13)과 업무협약을 맺고 최대 7개 객실을 무더위 안전 쉼터로 활용한다.
안전숙소 신청자들은 동주민센터에서 발급받은 확인증을 지참하고 객실을 이용하면 된다. 폭염특보 발효 상황에 따라 최대 3박 연속으로 이용할 수 있다. 확인증에 명시된 이용기간 숙박비는 전액 구에서 지원한다.
구는 9월까지 어르신 무더위쉼터, 10월까지 그늘막도 운영한다. 그늘막 98개소는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횡단보도 및 교통섬에 설치돼 주민 누구나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게 돕는다.
노원구는 7~8월 '힐링냉장고'를 운영한다. 이는 노원구가 최초로 선보여 지난해 전국 지자체로 벤치마킹됐다.
산책로, 하천변 등 야외 무더위 쉼터에 냉장고를 두고 주민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공급한다. 냉장고가 설치되는 곳은 불암산 나비정원, 불빛정원, 영축산 순환산책로, 경춘선 숲길을 비롯한 산책로 7곳과 중랑천, 당현천, 우이천, 묵동천의 주요 지점 9개소 등 16곳이다.
이밖에 구는 구청 대강당, 호텔 50객실 등을 무더위쉼터 안전숙소로 지정해 운영한다. 지역내 복지전달망 역할을 하는 '똑똑똑 돌봄단'은 폭염을 맞아 취약계층을 방문해 여름 보양식, 손선풍기 등을 지원한다.
서울 중구는 폭염경보가 최초 발령된 지난 1일 즉시 폭염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했다.
독거노인 등 폭염피해 취약 주민 2090명과 구청 직원을 1:1로 매칭해 즉시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다. 구 관계자는 "연락이 되지 않거나, 온열질환 등이 발생한 경우 소속 동주민센터 직원과 의료진이 즉각 방문해 응급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중구는 '폭염취약계층 긴급복지 지원제도'도 마련했다. 폭염으로 인한 실직·휴폐업으로 생활이 어려운 가구에는 생계비를 지원하고 온열질환으로 의료비 부담이 큰 취약계층에는 의료비를, 전력·물 사용 증가로 공과금을 부담하기 어려운 가구에는 최대 100만원의 공과금을 지원한다.
폭염대응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기초수급자 등에게 에어컨 143대, 선풍기 160대도 지원한다. 양산·선크림·스포츠타월 등 8종의 물품을 담은 '폭염예방키트'도 1300개 제작해 폭염 취약계층에 배포한다.
냉방용품을 미처 갖추지 못한 가정을 위해선 실내무더위쉼터 65개소와 안전숙소 10곳을 열었다. 구 관계자는 "무더운 자택을 떠나 인근 숙박시설에서 시원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전숙소 섭외와 비용은 전액 구에서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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