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저가, 배신의 은행株?..금리 상승에도 주가는 '뚝뚝'

홍순빈 기자 2022. 7. 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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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에 대표적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株)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금융당국이 '은행권 조이기'에 나서면서 실적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

투자자들은 '은행주의 배신'이라며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은행주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4일 오전 10시43분 KB금융은 전 거래일 보다 1300원(-2.59%) 하락한 4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B금융은 이날 장중 4만68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KB금융과 함께 국내 4대 금융지주 종목으로 꼽히는 신한지주(-1.85%), 하나금융지주(-3.39%), 우리금융지주(-2.5%)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은행주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며 괜찮음 흐름을 보였다. 주로 외국인이 은행주를 담았다. 지난 1월3일부터 5월31일까지 외국인은 KB금융 7700억원, 신한지주 3290억원, 하나금융지주 6180억원, 우리금융지주 773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난달 들어 은행주의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만 17.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3.2%)보다 낙폭이 컸다. 지난주 외국인과 기관은 국내 은행주를 각각 310억원, 840억원 순매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금감원의 은행 때리기…하반기 주가 반등 '글쎄'
금리 상승기엔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연 4.14%로 2014년 1월(4.15%) 이후 8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오히려 은행주 하락을 이끌고 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그만큼 부실 여신에 대한 리스크도 함께 상승해 예상치 못한 실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거기에 금융당국의 '은행권 조이기'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경고하는 한편 대출금리 상향 기조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대내외 비판 여론을 의식하며 수익성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번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모든 대출자에게 1년간 연 5%로 대출금리 상한을 제한하기로 했다.

대손충당금의 확대도 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자가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손실을 미리 산정해 쌓아두는 일종의 비상금이다. 은행권의 수익과 별도로 인식되기에 은행 입장에선 비용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은 KB금융이 2분기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대손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그룹 대손율은 0.35%로 전 분기 대비 0.23% 상승할 것"이라며 "충당금 TF(태스크포스) 결과에 따라 미래 경기전망 관련 충당금을 1620억원 추가로 적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 은행주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NIM 상승으로 인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과 달리 2분기부턴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은행들의 이익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규제 리스크 등 센티멘트 악화 요인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며 은행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3배까지 하락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추세적인 반등은 제한적이고 코스피 대비 초과 상승세 전환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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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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