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사전 방역에도..시진핑과 사진 찍은 홍콩 의원 확진

단체 사진 속에 확진자가 : 시진핑(앞줄 왼쪽 세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30일 홍콩을 방문해 존 리(〃네번째) 신임 행정장관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 중 스티븐 호(뒷줄 왼쪽 다섯번째) 홍콩입법회 의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철저한 사전 방역에도…시진핑과 사진 찍은 홍콩 의원 확진

강도 높은 홍콩 방역 실효성 도마에…중국 내 확진자 수도 급증

지난 6월 30일 홍콩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단체 사진을 찍은 입법회 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2년 반 동안 중국 본토를 벗어나지 않았던 시 주석이 893일 만에 국경을 벗어나자마자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제로 코로나’의 실효성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도 최근 방역 조치가 완화된 이후 안후이(安徽)성에서만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스티븐 호 홍콩 입법회 의원은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6월 30일 받은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으나 7월 1일 검사 결과는 불확실한 것으로 나왔다”며 “전염 위험성은 낮지만 대중의 안전을 위해 지난 1일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시 주석이 홍콩 방문 첫날 각계 인사 약 100명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행사에 참석해 시 주석 두 줄 뒤에 섰다.

호 의원의 확진으로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시행된 홍콩의 엄격한 방역 정책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시 주석의 방문 행사에 참석할 인사와 스태프 약 3000에게 지난달 23일부터 직장과 집만 오가는 ‘폐쇄 루프’에서 생활하도록 했고 이어 29일부터는 호텔 격리를 하도록 했다. 이 기간 매일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진행된 것은 물론이고, 30일에는 시 주석 참석 행사 직전에도 또다시 검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홍콩 유일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인 탐유충은 30일 확진 판정을 받아 시 주석을 만나지 못했다.

한 소식통은 SCMP에 “모두가 매일 검사를 받은 상황에서 만약 시 주석이 감염된다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행사 참석자들이 이번 일을 두고 의전에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은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매일 2000명 안팎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홍콩을 방문하면서도 숙소는 접경지역인 중국 선전에 잡고 홍콩 방문 일정도 최소화하는 등 극도로 조심했다. 또 중국 본토 시찰 때 잘 등장(사용)하지 않던 KN95 마스크를 내내 착용했다.

한편 4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과 3일 안후이성의 일일 감염자 수는 각각 292명, 287명으로 300명에 육박했다. 안후이성 외에도 장쑤성, 산둥성, 저장성, 랴오닝성, 상하이, 산시성 등에서 감염자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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