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잡아라~ 혈압 토크 콘서트 참가기!
성인 3명중 1명이 고혈압 진단을 받을 정도로 고혈압은 대표적인 성인병으로 꼽히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나트륨 섭취량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인 나트륨 섭취량은 약 3700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나트륨 권고 상한치 2000mg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 중에도 조부모님을 비롯해 부모님께서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서 저염 식단에 관심이 많아졌다. 조부모님 담당 의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 조절을 위해서는 저나트륨 건강 식단이 중요하며, 고혈압은 한번 발생하면 목표 혈압 조절이 힘든 질환으로 조기 예방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지난 6월 28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혈압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련 질환에 대한 정보와 혈압 조절을 위한 실천 방안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저나트륨 건강 식단 관리가 혈압 조절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 가족들과 함께 온라인(https://www.youtube.com/watch?v=A9rvEeEHpsM)으로 참여해봤다. 질병관리청이 주최한 이번 토크 콘서트에는 신경학, 순환기내과, 영양학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고혈압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만성질환의 발병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소개한 점이 인상 깊었다.
고혈압은 성인의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먼저 순환기내과 조상호 교수(한림대 평촌성심병원)는 “혈압은 가장 흔한 질병 유전자다. 혈압이 높아지면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혈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평균 수축기 혈압이 2mmHg 감소할 때마다 허혈성 심장병 위험은 7% 감소하고, 뇌졸중 위험은 10%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자가 혈압 측정 주의사항도 알려줬다. 아침에 일어나 소변을 보고 나서 오전에 1번, 오후에 자기 전 1번 등 하루 최소 2번 이상 측정해야 수치를 믿을 수 있다고 했다. 혈압을 잴 때에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재야 하는데, 혈압 전에는 담배나 음주, 카페인 섭취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측정 5분 전에는 조용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자세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측정하는 것을 권했다.
다음은 신경과 김용재 교수(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가 뇌졸중과 고혈압의 연관성에 대해 짚어줬다. 고혈압의 건강 관리 목표는 뇌졸중이라고 말문을 연 김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 발생률이 7배 이상 높다. 혈관이 딱딱해져 막히게 되면 뇌출혈이 발생하는데, 이때 초기 대처 방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뇌졸중 발생 3시간 안에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골든타임 안에 신속한 치료가 가능한 시간이라고 했다. 특히 치료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위험인자 관리와 후유증, 합병증 관리를 위한 재활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고혈압은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트륨 섭취량이 2400mg 증가할 때마다 심장병 사망률은 61%, 뇌졸중 사망률은 89%나 증가한다”며 “특히 고염식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나트륨은 얼마나 먹어야 할까. 숙명여대 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세계보건기구 나트륨 일일 권장량은 2000mg으로 커피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라며 “우리나라는 164%나 과다 섭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물 음식에는 나트륨 함량이 많은데, 국물 건더기에는 33% 가량의 나트륨이 들어있으며, 국물에는 65%나 들어 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식단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메이징푸드솔루션 박현진 대표이사는 “단짠단짠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의 맛을 길들이는 게 좋다”며 “자연 재료는 나트륨은 낮고 풍미를 더해줘 입맛을 리셋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국과 찌개의 경우 국물은 적게 먹고 건더기 위주로 1일 1회 100ml 정도로 적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국 대신에 숭늉을 섭취하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도 했다. 평소 국과 찌개가 없으면 식사를 못하시는 조부모님의 식습관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 당장 찌개류 식습관을 고치기 힘들다면 맑은 국을 조리해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외식을 할 때의 팁도 인상 깊었다. 가공식품은 최대한 적게 섭취하고, 생선과 해산물 등 생물을 섭취하기를 조언했다. 생선조림보다는 생선구이를 선택하고, 고기 조리 시에도 밑간과 양념장 중복으로 간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또한 박현진 대표이사는 소금 대신 멸치, 다시마, 레몬, 카레가루 등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특히 한국인의 밥도둑이라 불리는 김치와 젓갈, 장아찌 등 절임식품 섭취를 제한하는 방법도 흥미로웠다. 작은 그릇에 김치 쪽수를 세서 소량을 담기를 권했다. 절임식품의 경우 입맛을 당기게 하는 동시에 탄수화물과 함께 나트륨 섭취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요리할 때의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에 귀가 쫑긋해졌다. 나트륨이 들어 있지 않은 향신조미료를 사용하라고 권장했는데, 식초나 겨자, 고추냉이 등을 활용하라고 했다. 특히 야채를 좋아하는 우리 가족의 경우 나물류를 자주 먹는 편인데, 나물을 데칠 때에는 소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나트륨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했다. 생선 조리 시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생선 조리 시에는 추가로 소금 간을 하지 않고, 마늘이나 생강, 레몬, 청주 등을 이용해 비린내 없이 조리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일상생활에서도 소금과 양념을 소량으로 해 요리하는 것만으로도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합병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등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앞으로 대국민 저염식 레시피의 교육 보급이 확산된다고 하니 저염 식단이 조만간 일상에 스며들지 않을까 기대도 됐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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