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만난 韓日재계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인적교류 확대해야"

김경민 2022. 7.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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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日 경단련, 한일재계회의 개최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무비자 입국 부활 필요성 공감, 韓 CPTPP 가입,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제안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우오현 SM그룹

[파이낸셜뉴스] 일본의 수출규제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교류가 끊긴 한·일 재계가 3년 만에 만나 새로운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다짐했다. 특히 양측은 현재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빠른 시일 내에 부활시켜 인적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뉴 한일관계 "98선언에 답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고, 양국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지난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 간에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의한 11개 항의 공동선언을 말한다.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양국 경제계는 △한·일 경제동향 및 전망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새로운 세계질서와 국제관계에 대해 논의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전경련과 경단련을 주축으로 양국 경제계가 나서기로 합의했다. 회의에서는 한·일 경제동향 및 전망,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한·일 간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회의는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음에도 한·일관계 개선과 양국 경제협력을 위한 대면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양측 회장이 적극 공감하면서 성사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 관계 개선은 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답이 있다"며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이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 폐지,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한·일관계가 어려울수록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면서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앞줄 오른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왼쪽)을 비롯한 내빈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허창수 전경련 회장(뒷줄 왼쪽부터 네번째)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무비자입국 부활로 민간교류 정상화
전경련 관계자는 "2018년 1000만명이 넘던 한·일 상호 방문객이 지난해 3만명 선까지 뚝 떨어졌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및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확인 등의 내용을 담은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내년에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허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김종서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등 20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및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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