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풍력 확대 필수" 글로벌 재생에너지 회사가 韓시장 뛰어든 이유

최민경 기자 2022. 7. 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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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일 신재생에너지기업 바이와알이 배양호 한국 대표
배양호 바이와알이 한국 대표/사진제공=바이와알이


"정부가 선언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인 40%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수입니다.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는 해상풍력사업의 성공에 달려있습니다.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입지의 한계로 확대속도가 둔화될 수 있지만 해상풍력은 대규모 사업이 활발히 개발 중입니다. 바이와알이도 태양광, 육상풍력에 이어 해상풍력사업에도 중점을 두고 한국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배양호 바이와알이(BayWa r.e.) 한국 대표는 바이와알이가 한국 해상풍력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바이와알이는 독일 바이와 그룹(BayWa AG)의 자회사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개발, 서비스 및 기자재 유통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세계 30개국에 100여개 법인을 두고 있으며 한국엔 2019년부터 법인을 두고 태양광, 육상·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재생에너지처장을 역임했던 배 대표를 선임하면서 한국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 중 가장 대규모 사업은 1GW(기가와트) 규모의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 프로젝트다. 바이와알이는 지난해 울산광역시와 MOU(업무협약)을 맺고 현재 울산 바다의 풍황 조사를 위한 풍황계측기(LiDar) 설치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계측이 끝나고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후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은 해상풍력사업을 하기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춘 최적의 입지라는 설명이다. 배 대표는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양질의 바람이 일정하게 불어 사업성이 높다"며 "특히 한국은 우수한 조선·해양 기술력을 갖춰 해상풍력 부품 조달·생산에 유리하고 해저케이블, 풍력타워 및 재킷 부분은 글로벌 1위 수준이며 부유체 및 해상 풍력설치선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재생에너지원보다 기회도 열려있다. 배 대표는 "지난해 말 국내 태양광설비량은 21.7GW이며 풍력은 1.7GW로서 풍력설비가 절대적 열세"라며 "태양광은 향후 대규모 사업지가 점차 줄어들고 육상풍력도 입지의 한계로 확대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상풍력의 경우엔 서해·남해안의 고정식 해상풍력 및 울산·동남권부유식 해상풍력등 약 38GW 규모의 해상풍력사업이 활발히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업계 일각에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에 힘이 실리고 재생에너지 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한수원 재생에너지처장을 지낸 배 대표 생각은 다르다. 배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 대표는 "기존 재생에너지 목표는 기준이 높아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었는데 오히려 현 정부는 기저전원인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율을 과학에 근거해 설정할 것으로 본다"며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하더라도 5~6년 후 완공되기 때문에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결국 대규모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 풀어야 할 난제는 만만치 않다. 어업 종사자 등 주민들의 반대가 대표적이다. 배 대표는 "바이와알이는 전문기관의 사전입지컨설팅과 어민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집적화단지, 주민참여형 사업 등 이익을 주민들과 공유해 상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난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 지원도 절실하다. 현재는 풍력발전 사업자가 입지제한에 해당되지 않는 곳을 찾아도 지자체별로 주민 동의에 관한 규정이 없거나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이 많아 사업 개발이 어렵다. 배 대표는 "재생에너지 사업 전반적으로 주민 동의에 관한 기초적인 규정이 없어서 온전히 사업자와 주민 간의 협상에 맡겨져 있는 부분이 아쉽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자와 주민을 중재해주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한 지자체엔 정부에서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업 확대 노력에 보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풍력 입지발굴, 각종 인허가 환경조사등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준비중인 원스톱샵의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 사업이 발전하려면 기업과 지역주민이 윈윈(Win-Win)하는 사업이란 인식이 중요하다. 배 대표는 "영국 중부 요크셔의 험버(Humber) 지역은 석탄·철강 산업의 쇠퇴와 어업활동이 줄어서 동력을 잃은 항구를 해상풍력사업을 통해 항만배후단지로 변모시켰다"며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와알이는 앞으로 한국에서 기존 태양광, 풍력 사업 외에도 수상·영농형 태양광 프로젝트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배 대표는 "바이와알이는 유럽에서 수상 태양광 프로젝트를 가장 많이 개발한 회사"라며 "기술과 생태다양성 보존 대책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수상 태양광 프로젝트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와알이는 모기업이 농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다양한 영농 병행 태양광 기술을 갖고 있다"며 "국내 제도가 준비 되는대로 영농형 태양광 사업 기술 향상 및 보급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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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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