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음악'의 귀환
■‘팬데믹 2년’ 이후…2022년 상반기 음원시장 결산
강렬한 댄스·퍼포먼스 앞세운 ‘보는 음악’보다 위로와 힐링 전하는 발라드가 대세로
톱 100안에 발라드 18곡 포함… 1·3·5위 도배
남성 듀오 ‘멜로망스’ 눈길…‘취중고백’ 상반기 음원 1위
‘이제 나만 믿어요’등 임영웅 외 트로트는 찾기 힘들어
아이들·아이브 등 걸그룹 약진…보이그룹 제쳐
2년여에 걸친 팬데믹은 음원 시장의 지형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앞세운 K-팝 그룹들이 득세하던 ‘보는 음악’ 시장은 지친 대중에게 위로와 힐링을 전하는 ‘듣는 음악’ 시장으로 치환됐다. 최근 몇 년간 득세하던 트로트 장르가 주춤하고, 보이그룹보다 걸그룹의 약진이 돋보인 것도 팬데믹을 마무리하는 2022년 상반기 음원 시장의 두드러진 변화였다.
◇발라드 뜨고, 트로트 지고
문화일보가 지니뮤직에 의뢰해 2022년 상반기(1∼6월) 음원차트를 정리한 결과, 톱100 안에 발라드 18곡이 포함돼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톱10의 범위를 좁혀도 4곡의 이지 리스닝(easy-listening) 계열 발라드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상반기 톱10에는 발라드가 1곡만 진입한 것을 고려할 때, 올해 발라드를 찾는 사용자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시경, 폴킴의 계보를 잇는 신진 발라드 강자 멜로망스의 약진이 돋보였다. 그들이 부른 ‘취중고백’은 상반기 음원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에서 708시간 1위, 일간 차트 40일간 1위, 월간차트 2개월(1, 2월)간 정상에 올랐다. 멜로망스의 노래 ‘취중고백’ 외에도 ‘사랑인가봐’가 8위에 랭크됐다. 톱10 안에 2곡을 포진시킨 유일한 가수다. 톱100으로 확장하면 ‘고백’(50위), ‘그게 더 편할 것 같아’(78위)까지 포함된다.
두꺼운 팬덤을 자랑하는 임영웅이 부른 ‘사랑은 늘 도망가’는 3위에 올랐다. 이문세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사랑은 늘 도망가’는 KBS 2TV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의 OST다. 또한 경서예지와 전건호가 함께 부른 듀엣곡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이 5위였다. 상반기 음원 순위 톱5 중 1, 3, 5위가 발라드로 ‘도배’된 셈이다.
톱100에서 트로트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달라진 풍경이다. 임영웅이 부른 ‘이제 나만 믿어요’(44위), ‘다시 사랑한다면’(82위)이 유이(有二)하다. 그가 부른 발라드 ‘사랑은 늘 도망가’가 범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톱10에 진입한 반면, 나머지 두 곡은 트로트 팬들의 지지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걸그룹, 보이그룹을 넘다
상반기 차트 흥행의 또 다른 축은 걸그룹이다. 톱100에 오른 K-팝 그룹의 노래는 총 18곡이었다. 가장 상단을 차지한 주인공은 5인조 걸그룹 (여자)아이들이다. 이들이 부른 ‘톰보이’(TOMBOY)는 상반기 차트 종합 2위에 올랐다. 실시간 차트 1위 610시간, 일간차트 1위에 29일간 랭크됐다.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인 안유진, 장원영이 속한 신인 걸그룹 아이브 역시 ‘일레븐’(ELEVEN)이 9위에 랭크되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보이그룹 중에서는 빅뱅만이 컴백곡 ‘봄여름가을겨울’(6위)로 톱10에 자리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그룹 단위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몸살을 앓은 방탄소년단의 경우, 톱100에 5곡(Dynamite 41위, Butter 47위, My Universe 52위, Permission to Dance 64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 97위)을 진입시켰으나 상위권과는 거리가 멀다.
톱100에 2곡 이상 포함시킨 걸그룹은 (여자)아이들, 아이브, 에스파였다. (여자)아이들은 ‘톰보이’와 ‘My Bag’(89위), 아이브는 ‘일레븐’과 ‘러브 다이브’(16위), 에스파는 ‘Next Level’(21위), ‘Dreams come true’(55위)가 톱100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레드벨벳의 ‘Counting Stars’(19위), 브레이브걸스의 ‘롤린’(68위), 스테이씨의 ‘RUN2U’(73위), 오마이걸의 ‘Dun Dun Dance’(87위)가 고르게 배치됐다.
지니뮤직 측은 “올해 상반기 차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발라드, OST가 상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는 감성으로 공감하는 음악에 대한 이용자의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면서 “아울러 다양한 걸그룹의 약진, 힙합을 기반으로 한 래퍼들의 꾸준한 성과 등이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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