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후 처음 미얀마 찾은 왕이 "미얀마의 권익 수호 지지"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3일 미얀마 외교장관과 회담에서 미얀마 군사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려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의 이번 미얀마 방문은 작년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처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란창강·메콩강 협력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미얀마를 방문한 왕 부장은 이날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왕 부장은 양국 관계에 대해 “각국 국내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시종일관 반석처럼 단단하고 깨뜨릴 수 없다”고 했다. 또 “미얀마 측이 대중 우호 정책을 유지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며 미얀마 인민들의 자국 정서에 맞는 발전 경로를 탐색하고, 미얀마가 국제무대에서 정당한 권익과 민족 존엄을 수호하려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왕 부장은 또 더 많은 미얀마산 농산물을 수입하고 금융 협력을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2021년 2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집권당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고 정권을 장악하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민주화 10년만에 다시 군사 정권이 들어서자 미얀마에서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태국에 본부를 둔 미얀마 인권 감시 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2000명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1만1000명이 넘는 사람이 구금된 상태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부패 혐의 등으로 현재까지 징역 11년을 선고받았으며 향후 형량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쿠데타 전 아웅산 수치 정권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대폭 확대했고 쿠데타 1년 전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를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얀마 쿠데타 이후 중국은 “내정”이라며 거리를 뒀고 미얀마 내 일부 산업 단지에서는 중국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반중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날 미얀마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 순방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지난 5월 미국 주도로 발족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세안 10국 가운데 이들과 함께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7국이 IPEF에 가입했다. 왕 부장의 이번 동남아 순방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담 등 다자회담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아세안 국가들의 미국 경도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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