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건강식품 시장 '강자'로 부상..새로운 '소비자'이자 '생산자'

윤희일 선임기자 2022. 7. 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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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이미지. 경향신문 DB

50대 후반의 부부와 30대·20대 딸로 구성된 ㄱ씨 가족은 모두 10가지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우선 ㄱ씨는 면역 증강 등을 위해 홍삼을 상시 복용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는 건강기능식품과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분(꽃가루)을 먹는다. 그의 부인은 여성용 멀티비타민 이외에 혈류개선을 위해 오메가-3를,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을 복용한다. 최근 2~3년 사이 30대 딸과 20대 딸도 종합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먹기 시작했다. 두 딸은 최근 피부 건강에 좋다는 콜라겐과 변비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식이섬유 등 모두 4가지의 건강기능식품을 수시로 먹는다.

ㄱ씨는 “부부는 물론 30대·20대 딸까지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각자의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찾아 먹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온 가족이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최근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삼·비타민·오메가-3 등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관련된 상표 출원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4일 밝혔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정한 기준에 맞게 제조된 식품으로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나 인증마크가 붙어 있다.

특허청 분석 결과,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 출원 건수는 2017년 2105건에서 2021년 7145건으로 5년 사이 3.4배나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의 시장규모는 2017년 4조1728억원에서 2021년 5조454억원으로 성장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건강기능식품 코너. 경향신문 DB

특허청은 이처럼 건강기능식품의 상표 출원이 급증하고, 관련 시장규모가 성장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건강기능식품 소비 계층의 확대를 들었다. 과거에는 60~70대 이상 고령층이 건강기능식품의 주요 소비층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연령층이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로 1980년대초~2000년대초에 출생한 젊은 층) 등 젊은층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100세 시대’ 열풍 속에 고령층을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건강관리를 포함한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MZ세대들로부터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기능식품 상표출원이 폭증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통계도 나왔다. 특허청 자료를 보면,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의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출원 건수는 6578건으로 전년의 4670건에 비해 4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경우 전년 대비 17.0%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이한 현상 중 하나는 MZ세대가 건강기능식품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등장한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표(제품)을 만들어 내는 주도세력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1980~1990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층에 의한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출원 건수는 연평균 64% 폭증했다. 이는 1960~197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건강기능식품 관련 상표출원 증가율(34%)에 비해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목성호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상표출원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주도하고 있다”면서 “건강기능식품은 자체생산시설 없이 위탁생산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데다 최근 정부의 관련 규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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