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삼성전자 내공 빛날 것..'5만전자' 사도 좋다" [주전부리]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15조1606억원. 지난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 규모다. 단연 압도적 1위다. 이 기간 매수 규모 2위인 네이버(2조649억원)를 무려 7배를 웃돈다.
하지만 경제 침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삼성전자는 '5만 전자'로 미끄러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한숨이 짙어지는 가운데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내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업이란 의미를 갖고 있음과 동시에 한국 대표 1위 기업이라는 상징성도 있다"며 "삼성전자는 업황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는 뜻인데 향후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어려운 환경을 견뎌낼 힘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지난 2001년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생활을 시작해 2011년 교보증권에 자리 잡았다. 그는 약 21년간 투자전략 전문가로 역량을 펼쳐왔다. 지난 2018년부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에 올라 냉철한 분석을 전하고 있다.
이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15% 정도인데 우리나라 전체 상장 기업들이 잘했을 때의 평균이 6~8%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라며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호황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25%를 웃돌았을 당시에도 액면 분할을 반영하면 주가는 6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높은 기준에 피해를 보고 있단 것이다.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각각 22.4%, 24.2%에 달했다. 특히 2018년 3분기에는 26.8%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슈퍼 호황 이후 현재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지난 1분기 기준 18.2%)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단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맞닥뜨릴 경기 환경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거시지표는 수출인데 한국의 수출 엔진이 조금씩 식어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단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특별한 이벤트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간다기 보다 투자의 본질로 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투자도 감속 구간이 될텐데 다들 속도 위반 카메라만 지나면 다시 엑셀러레이터를 밟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구간 감속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 코스피 밴드를 2450~2850으로 제시, 지수가 현재 2300선까지 내려간 것은 과도한 측면이 크다고 진단했다. 현재 코스피는 12개월 예상이익 기준 PBR 0.9배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 수준은 금융위기 직후(2008년)와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2016년)된 당시와 비슷한 충격이란 이유에서다.
김 센터장은 아직은 지수 하단 전망치를 수정할 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7월중 발표될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거시 경제 지표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투자자는 순간적으로 코스피가 2300선에 도달하자 아무렇지도 않게 2000선까지의 추락을 말하는데 코스피 지수의 레벨은 기업 실적과 함께 설명해야 한다"며 "코스피 2000 시대는 상장기업 실적이 100조원을 밑돌 때 시절의 얘기인데 아무리 보수적으로 예상해도 2022년 순이익은 약 150조원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하반기 개인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시장을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다음 기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꼼꼼히 진단하고 거품이 있는 종목의 경우 과감히 팔아 현금 비중을 늘릴 것을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지금껏 직장 생활을 20년간 해오는 동안 투자 기회가 대략 8번 정도 있었는데 승률로 따지면 크게 이긴 적도 진 적도 없다"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건 지난 2년간 코로나 시대 엄청난 유동성에 편승했던 투자 게임은 이미 끝이 났고 다음 게임을 위해 현재를 내려놔야 한다. 웬만하면 팔아라"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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