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원희룡 장관이 알아야 할 개인 화물 운전자 A씨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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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소속 화물연대 운전자들이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전개한 파업투쟁에서 완승함으로써 내년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윤석열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정부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나는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다" "조직화된 파업 노동자들에게 안전소득을 보장해 줬으면 똑같은 일을 하는 개별 화물 운전자들에게도 동일한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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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 운전자들이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전개한 파업투쟁에서 완승함으로써 내년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로 분류되는 개별 화물 운전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절대적 소득 감소로 고통받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4인 가족 가장인 A씨(53)는 개인 트럭 운송업자로 전국의 편의점들을 돌아다니며 물품 배달을 하고 있는데 월평균 400만원 벌이가 요즘 300만~320만원 선으로 확 깎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유 값 때문이다. 하루 연료비로 평소보다 4만원 이상 더 써야 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일을 할수록 적자가 나고, 그렇다고 차를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런 진퇴양난은 처음이라고 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겁나고 밤늦게 귀가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A씨는 다른 서민들과 마찬가지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아픔을 공통으로 겪는 중에 월 고정 수입 20~25% 삭감이라는 추가 폭탄까지 홀로 맞고 있다.
53세의 네 식구 가장, 월 수입 25% 깎여 320만원 선
A씨에겐 도와줄 세력도 연대도 없다. 가족을 위해 반평생 묵묵히 몰아온 3.5톤 트럭 한 대가 유일한 친구다. 다만 귀족 노동자 집단의 눈치만 봤던 문재인 정권에 비해 자영업자들의 핍박한 삶을 돌보겠노라며 집권한 새 정부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건 사실이다. "윤석열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정부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나는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다" "조직화된 파업 노동자들에게 안전소득을 보장해 줬으면 똑같은 일을 하는 개별 화물 운전자들에게도 동일한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화물연대 파업에 화들짝 놀라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줄 때 자영 화물 운전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고려해 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소리 없이 울고 있는 비조직 개별 화물 운전자들에게도 화물연대 수준의 수입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업은 팽개치고 날마다 스피커 들고 거리에 나서는 사람만 늘어날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히 파업 노동자들만 대접받고 비조직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찬밥 신세 그대로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권교체냐'라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면 달라질 줄 알았다"
개인 화물 운전자들은 국토교통부의 정책관리 목록에조차 올라있지 않은 것 같다. 그들과 관련한 통계를 찾기 어렵다. 글로벌 선진국에 올라선 한국에서 새벽 3시40분에 집을 나서 밤 10시에 귀가하며 주 6일을 일해야 월 320만원 수입이 생기는 A씨 같은 근로 국민의 존재를 상상해 보시라. 수천 명일지 수만 명일지 가늠할 수 없지만 이쯤 되면 노동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윤석열 정부, 원희룡 장관이 새 정권에 값하는 행정을 하기 위해 당장이라도 자영업 화물 운전자들의 노동실태를 조사해 주기 바란다. 국회의 관련 상임위에서 관심을 가져도 해법은 나올 듯한데 그쪽은 신선놀음(권력다툼)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동네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국토교통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누군지 이름이라도 알아보려고 국회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다들 공란으로 비워져 있었다. '무슨 사고가 났나' 하고 들여다보니 '국회 위원회 구성 전(前)'이라는 팻말 하나 달랑 붙었다. 인권 사각지대에 있는 A씨는 정부에도 국회에도 자기 문제를 호소할 길이 다 막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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