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 "백토서팁, 대장암·췌장암·골육종 조기 상용화에 집중"

김도윤 기자 2022. 7. 4.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 기업 메드팩토는 2019년 상장 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과격한 표현이지만 실제 주가 흐름이 그렇다.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치솟더니 2020년 9월 13만원을 넘었다. 상장 9개월 만에 공모가의 7배 가까이 뛰었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다. 좋은 날은 오래가지 않았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더니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물론 최근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다. 특히 바이오는 낙폭이 더 컸다. 그렇다고 메드팩토의 빠른 추락을 증시 영향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신약 후보물질 '백토서팁'(Vactosertib)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 임상 전략이 일부 바뀌면서 '정말 백토서팁이 항암치료제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대장암 임상 3상과 췌장암·골육종 임상을 앞둔 메드팩토의 김성진 대표는 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백토서팁의 성공을 자신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의구심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연구개발 성과로 이를 증명하겠다 강조했다.

3개 파이프라인 '선택과 집중' 이유는
우선 10개가 넘던 임상(연구자 임상 포함) 파이프라인이 있는데 왜 3개에 집중하기로 했을까. 김 대표는 "3개 외 나머지 파이프라인의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다"라며 "보다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3개 암종에 대해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실제 10여개 파이프라인 모두 결과가 좋게 나왔다"며 "이제 백토서팁이 여러 암종에 효능이 있단 사실을 확인했으니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단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백토서팁이 항암제로 정말 효과가 있을까. 백토서팁은 우리 몸 안의 'TGF-β'를 저해해 종양 미세환경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TGF-β는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암조직을 둘러싸 면역세포의 침투를 막는다. 그래서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떨어트린다. 하지만 일각에선 TGF-β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개발하는 항암제가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은 암을 죽이기보다 암 주변의 환경을 고쳐 암을 죽게 만드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라며 "아직 한 번도 TGF-β를 억제하는 항암제는 나오지 않았는데 이제 백토서팁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토서팁은 모든 암에 사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나고 대부분의 항암제가 갖고 있는 내성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지금까지 임상 결과를 보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이전은 못하는 걸까. 김 대표는 "기술이전을 하면 권리를 나눠야 한다"며 "백토서팁은 블록버스터 신약(연간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신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이전보다 직접 개발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암을 제외한 파이프라인은 기술이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머크와 대장암 병용임상 3상 순항…췌장암도 기대
메드팩토는 MSD(머크)와 함께 키트루다와 백토서팁을 병용투여하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임상계획을 승인받으려 했지만 아직이다. 이 때문에 임상 3상이 지연되는 게 아니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임상 3상은 허가 목적, 즉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시험이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요구하는 자료가 매우 많다"며 "3상은 사람이 먹는 약을 만드는 마지막 과정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완벽한 준비 없이 3상을 신청했다 FDA로부터 추가 자료 요청을 받으면 상용화가 늦어질 수 있다"며 "이런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자료나 서류 등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티모시 알렌 부사장 등 FDA 임상 3상 경험이 있는 해외 전문 인력을 영입했고 머크와 임상 디자인에 대한 논의까지 완료했다"며 "앞선 임상에서 키트루다+백토서팁의 효능이 다른 약보다 뛰어나단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3상이 3분의 1 정도만 진행돼도 혁신신약으로 신청하고 신속승인 절차를 통해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췌장암 임상도 눈 앞이다. 미국 FDA에 신속승인을 위한 임상 시험 계획을 올해 3분기 신청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7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파이프라인이다.

김 대표는 "췌장암 환자가 1차 치료에 실패하면 약 4개월 사는데, 최근 ASCO(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발표한대로 2배 가까이 더 산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2023년 후반, 혹은 2024년 초쯤 승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장암과 췌장암 세계 시장 규모는 각각 70억달러(약 9조853억원), 22억달러다.

골육종 환자 치료 효과 확인 …백토서팁 단독임상의 의미
골육종은 뼈에 발생하는 암이다. 보기 드문 희귀질환인데 주로 어린이가 걸린다. 메드팩토는 백토서팁 단독 투여 방식의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한 달 안에 미국 FDA에 임상시험계획을 낼 예정이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와 궁합이 좋아 주로 병용 임상으로 연구했다. 왜 골육종만 단독 임상일까.

김 대표는 "골육종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고 면역항암제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며 "그런데 전임상에서 백토서팁을 생쥐에 단독 투여했더니 암세포 성장과 폐 전이를 현저하게 억제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의미 있는 사례도 소개했다. 골육종은 주로 아이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국에서 환자에 대한 동정심이 큰 병이다. 앞서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에서 FDA로부터 동정적사용(Compassionate Use) 승인을 받아 소아 골육종 환자에게 백토서팁을 단독 투여했다.

결과는 놀랄 정도다. 백토서팁을 투여한 환자의 폐와 뇌에 전이된 암세포가 소멸됐다. 골육종 환자의 25~50%는 암이 폐로 전이된다. 골육종 환자 대다수가 폐 전이로 사망한다 알려졌다.

김 대표는 "백토서팁은 암세포 전이를 억제하는 데 탁월하다"며 "쥐 실험에서 백토서팁의 전이 억제 효능을 확인했고, 실제 소아 환자도 확실한 치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단독으로 골육종 치료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백토서팁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머크와 (대장암) 임상 시험을 같이 하면서 많은 노하우를 쌓았으니 골육종 단독 임상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췌장암과 골육종은 이미 FDA에서 희귀질환으로 지정 받아 임상 시험이 순항하면 상용화는 더 빠를 수밖에 없다"며 "대장암까지 포함해 연구 중인 3가지 치료제 모두 FDA에 혁신신약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백토서팁이 다가 아니라고 귀띔했다. 메드팩토의 가치를 높일 새로운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 크게 두 가지다.

김 대표는 "암 전이와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며 "신의료기술 신청하고 진단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 가을엔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초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발표할 것"이라며 "백토서팁이 아닌 새로운 치료제로, 이미 전임상 끝냈고 올해 중 FDA와 미팅하고 내년에 임상 시험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다감, 1000평 규모 친정 한옥집 공개…입 벌어지는 풍경[영상]이틀만에 영업중단…이효리♥이상순 제주카페 어땠길래"신지 전 애인 너무 별로…돈 많이 꿔 가더라" 김종민 폭로전다빈 이혼 사유 "전 남편, 고금리 대출 …내 이름으로 빚 쌓여"'돌싱글즈' 이소라 "너 보니까 이혼하고 싶단 말…큰 상처"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