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잊지 않았다..101살 나치 교도관 징역 5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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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현지시간) 100살이 넘은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독일의 한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2011년 독일 법원이 강제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존 뎀야누크(당시 91세)를 상대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살인 조력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강제수용소 근무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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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현지시간) 100살이 넘은 노인이 휠체어를 타고 독일의 한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얼굴을 가린 채 자리에 앉은 이 노인은 20대 때 지은 죄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 101살 최고령 전범 징역 5년형…3천여 명 살해 관여한 혐의
BBC 등 외신들은 독일 법원이 지난달 28일 101살인 요제프 쉬츠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쉬츠는 지금까지 독일에서 나치 부역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 중 최고령입니다.
그는 20대 초반이던 1942∼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베를린 북부 오라닌부르크에 있는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수용소 내에서 벌어진 수감자 3,518명의 살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습니다.
1942년 포로들을 총살하거나 '지클론 B'라는 독성 가스를 이용해 수감자를 학살하는 것을 돕거나 방조한 행위 등이 혐의에 포함됐습니다.
작센하우젠 수용소는 1936∼1945년까지 나치 반대파, 전쟁 포로, 유대인, 동성애자 등 2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수감됐던 곳입니다. 작센하우젠 기념관에는 수만 명이 강제 노역을 하거나 의료 실험에 동원돼 목숨을 잃었고,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몰라"…끝까지 혐의 부인
쉬츠는 최종 변론에서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마지막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다고 지목된 기간에 농장 노동자로 일했고 당시 행해진 전범 행위를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쉬츠의 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가 1942년부터 약 3년간 강제수용소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가 자신의 일을 매개로 대량 학살을 자발적으로 도왔다고 적시했습니다.
다만, 100세가 넘은 나이를 고려할 때 그가 실형을 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무죄 선고를 요구해온 변호인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예정이며 최종 판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 "희생자 위한 뒤늦은 보상"…직접 증거 없는 유죄 판결 이어져
국제아우슈비츠위원회 측은 CNN에 "이번 판결은 (희생자들의) 친지들을 위한 뒤늦은 보상이자 독일에서 나온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반겼습니다. 그러면서 독일 법정에 나치 부역자들에 대한 사법 절차에 속도를 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독일 유대인 단체인 유대인중앙위원회의 요제프 슈스터 회장도 "고령으로 인해 그가 형기를 다 채우기는 아마 어렵겠지만, 판결을 환영한다"며 "강제수용소에서 일했던 수천 명은 '살인 기계'가 돌아가도록 했고, 그 시스템의 일부였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슈스터 회장은 "피고인이 끝까지 자신의 행위를 부인하고, 아무런 유감도 표현하지 않은 것은 씁쓸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독일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나치 시대에 집단수용소에서 근무한 교도관들이 기소되더라도 직접적인 가혹 행위 증거가 나와야 유죄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러나 2011년 독일 법원이 강제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존 뎀야누크(당시 91세)를 상대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살인 조력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강제수용소 근무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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