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의 구글찬스]③ 골든타임 끝나가는데..공정위, 조사만 1년째

공정위, 불공정 거래 심사 지침 마련해놓고..1년 넘게 검토중
유튜브뮤직은 점유율 '2위' 확보.."골든타임 끝나간다"

[편집자주]구글이 앱개발사에 결제 수수료 30%를 부과하는 일명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멜론·플로·바이브 등 국내 음원앱은 울며 겨자먹기 식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런데 구글이 모기업인 '유튜브 뮤직'은 인앱결제 후폭풍 속에서도 나홀로 미소를 짓고 있다. 국내 음원업계는 '불공정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튜브 뮤직이 '유튜브 끼워팔기' 형태로 무섭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수수료 부담'까지 피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유튜브 뮤직의 음원 생태계 교란 논란에 대해 조명해본다.

/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 1월 공정관리위원회(공정위)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심사 지침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주요 법 위반 유형을 크게 Δ자사우대 Δ끼워팔기 Δ멀티호밍 Δ최혜대우 요구 등 4가지로 나누고 구체적인 설명까지 적었다.

그런데 전문가와 연구용역을 불러 이 같은 지침을 마련해놓고도 정작 '구글과 유튜브뮤직'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구글의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당국이 1년이 넘는 시 간동안 '구글의 독주'에 어떠한 제동도 걸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 토종 음원앱, '유튜브 뮤직'보다 비싸졌다

구글은 지난해 앱 개발사에 최대 수수료가 30%인 '인앱결제' 사용을 강제하고,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앱마켓서 앱을 삭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정책은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여파로 최근 멜론을 포함한 플로, 바이브 등은 국내 음원앱은 늘어난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10% 수준의 이용가 인상을 단행했다. 단, 구글을 모기업으로 둬 수수료 부담에서 자유로운 '유튜브 뮤직'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짚어야할 점은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 멜론은 구글앱 버전 스트리밍 클럽(무제한듣기) 이용가를 7900원에서 8700원으로 인상했다.

네이버 바이브 무제한 듣기도 8500원에서 9900원으로, 플로 무제한 듣기 정기 결제 7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유튜브 뮤직의 1개월 이용료는 8690원. 결국 '구글의 횡포'에 현재 국내 토종 음원앱과 해외 음원앱 사이에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주요 경쟁제한행위 유형'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 법위반 행위 명시해놓고…1년 넘게 검토중?

더 큰 문제는 국내 음원업계가 '반강제적'으로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규제 당국이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1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심사 지침'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법 위반 행위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예방하겠다는 목적에서다.

공정위는 법위반 유형의 하나로 '자사우대'를 지적하면서 "자사 플랫폼상에서 자사 서비스를 경쟁사업자 서비스 대비 직·간접적으로 우대하는 행위"라 설명했다.

끼워팔기에 대해선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와 다른 상품 또는 서비스를 함께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라고 명시해뒀다.

업계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화 정책이 공정위가 명시한 '자사 우대'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또 구글은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어' 가입자에게 '유튜브 뮤직'을 공짜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쓰고 있는데, 이 행위는 '끼워 팔기'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구글과 유튜브뮤직의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해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말부터 구글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 1년 6개월 동안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의 제기된다.

◇ 음원업계 "골든타임 끝나간다"

공정위가 1년이 넘도록 구글의 법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동안, 유튜브뮤직은 국내 음원앱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2위를 확보했다.

음원업계 관계자들은 "골든타임이 끝나가고 있다"고 호소한다. 음원 서비스의 특성상 소비자가 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지 않는 '락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

한 음원업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유튜브 뮤직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건 시간 문제다"며 "유튜브 뮤직이 국내 시장을 장악한 이후에는 위법 판단이 내려져도 쉽게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개별 음원 사업자가 글로벌 플랫폼에 대항하는 건 한계가 크다"며 "정부 차원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호소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