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보다 '무관심'이 더 무서워요"

문예슬 2022. 7. 4.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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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잃어버렸던 것들, 이제는 대부분 되찾았지만, 다시는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백신을 맞은 이후로 숨지거나 장애를 안게 된 사람들, 그럼에도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해 답답함과 고립감을 떠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특히 유족들은, '백신'을 둘러싼 문제들이 사회로부터 잊혀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차려진 이 분향소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숨진 이들을 기리는 곳입니다.

고3이었던 장성철 씨의 아들도 그 중 하나로, 수능을 앞둔 지난해 2차 접종을 한 뒤 두 달여 만에 돌연사했습니다.

[장성철/고 장지영 군 아버지 : "캠핑도 가고 수영도 잘하고 그래서 휴가도 같이 가고 그랬으면 참 좋았을텐데..."]

백신 부작용이 의심됐지만 입증은 어려웠습니다.

부검을 통해서도 밝혀진 건 없었고, 당국에 '이상 반응' 신고를 해도, 답변은 해를 넘기도록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감안해, 인과성 입증 책임을 정부가 지도록 하는 법안 등 여러 보완책이 국회에 올려졌지만 진척이 없습니다.

대선 때만 해도 여야 정치인들이 분향소를 찾아 피해 인정 확대 등을 약속했는데, 그때뿐이었습니다.

[김창호/백신 접종 5일 뒤 뇌경색 진단 : "저희로서는 좀 기대를 했죠. 그런데 그 과정은 인정하지만 결과물은 하나도 이루어진 게 지금 없다라고 생각을 해요."]

정부 정책도 더딥니다.

'백신 피해 국가책임제'는 이제야 연구 용역을 시작한 단계고 과거 피해까지 소급 적용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제도가 불완전하다 보니, 인과성 심의 절차만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립니다.

[김두경/'코로나19백신피해자 가족협의회' 회장 : "국책 사업으로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강요를 했고 그로 인해서 피해를 본 국민들이 지금 신음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어떤 방안을 만들어 주셔야지."]

분향소 주변의 일상은 이미 코로나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백신을 둘러싼 문제들도 빠르게 잊혀가고 있습니다.

[김창호/백신 접종 5일 뒤 뇌경색 진단 : "버림 받았다라는, 사회로부터 '팽' 당했다는 그 느낌이 있어가지고 속상하고 자괴감이 들고 그래요."]

이들은 제도가 갖춰질 때까지만이라도 사회적 관심의 끈이 유지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대중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이 분향소도, 이번 달까지 철거하라는 통보가 최근 지자체에서 내려왔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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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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