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 '흐림'.. 또 커지는 불확실성, 대한민국 경제 '비상'
[편집자주]물가와 환율,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3중고'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2년 넘게 이어진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물가 상승 지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의 봉쇄 조치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다수 기업들이 실적 둔화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외국인 투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엔 부담이다. 현재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30% 정도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섬유의복·제약바이오 등 일부 업종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기도 한다. 증시를 떠난 투자자들은 고환율을 이용, 달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예금, 달러보험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역시 개인의 순매수 금액이 1년 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자금이 몰리고 있다.
① 또 커지는 불확실성 대한민국 경제 '비상'
② 强달러에 돈 몰린다… 달러 예금·보험부터 ETF까지
③ 원화 약세에 '셀코리아'… 한미 금리 역전 우려에 하반기도 "답없다"
④ 투자 암흑기... '채권 저가매수' 기회?
국제유가·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고물가'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고금리'에 미국의 긴축 정책으로 '고환율'이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화학 업종 등의 부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통상 원/달러 환율은 주식시장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환율과 주가는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경기가 좋고 수출이 증가할 때 주가가 상승하고 원화가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보이는 것처럼 주가와 환율이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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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0.7% 감소한 77조2275억원을, 영업이익은 4.8% 증가한 14조798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른 세트 부문의 출하량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감소 때문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증권사들도 역기저 효과와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 감소한 2320억원, 삼성증권은 33.8% 줄어든 2122억원으로 추정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는 바텀 업(Bottom-up) 측면에서 외환거래손실을 야기할 수 있고 탑 다운(Top-down) 측면에서 외국인의 자금유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반대로 환율 레벨이 높은 수준이고 원화 강세가 진행돼 환율이 하락하는 구간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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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에서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의류업체들은 환율이 원가율에 영향을 미쳐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통상 6개월 전에 미리 매입을 하는데 매입 시점보다 판매 시점에 환율이 상승하면 원가율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6개월 전 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매입가에 비해 판매가격(원화 환산 매출액)이 실제(달러 기준)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세실업은 2021년 말 기준 외화 순부채 2938억원을 갖고 있어 환율 상승 시 외화 환산손실이 발생한다. 서 연구원은 "OEM 주가는 원/달러 환율과 전반적으로 동행하지만 전방 업황에 따라 때론 상관성이 하락하기도 해 결국 수주산업의 특성상 전방 업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환율 하락 구간에도 업황이 그 이상으로 개선돼 높은 외형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수익성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제조 원가 부문에서 유가와 환율상승이 부담은 되지만 타 업종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제품가격에서 차지하는 원재료비 비중이 낮고 도입상품 비중이 높은 제약사도 일반적으로 상품매입가격이 계약에 따라 결정돼 있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했다고 해서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다는 분석이다. 수출 규모가 있는 제약사는 원료수입 부담을 수출에서 상쇄시킬 수도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기준 수출 비중을 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절대적으로 높고 서흥 등도 수출 비중이 높다"며 "이 같은 기업에게 환율 상승은 수익성 개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억제를 위해 금리를 급하게 인상하면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제약주는 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진 못하겠지만 2022년 상반기에 이어서 하반기에도 상대적인 안전지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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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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