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부회장]첫 신입 사원 출신 CEO..비정유 사업 강화해 체질 개선

2022. 7. 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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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85년 현대오일뱅크. 2012년 중앙기술연구원 초대원장. 안전생산본부장. 2016년 현대오씨아이 대표이사. 2018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2021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회장(현).



‘샐러리맨 신화.’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부회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37년간 오일맨으로 지낸 강 부회장은 신입 사원으로 입사해 33년 후 부회장에 올랐다. 신입 사원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것은 현대오일뱅크 창사 이후 처음이었다. 강 부회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극동석유(현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강 부회장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12년 연구·개발(R&D) 기능을 집중화한 중앙기술연구원 초대 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대산 공장을 총괄하는 안전생산본부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14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역대 최대인 2017년 1조1378억원을 뛰어넘으며 지난해 지주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재고 가치가 급등하고 정제 마진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데다 석유 제품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이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 다시 재고 손실로 돌아설 회계상의 이익이라는 분석도 있다. 올해도 국제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7% 증가한 7045억원에 달했다. 이는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1분기 영업이익(8050억원)의 90%에 육박하는 규모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나 치솟았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비정유 사업 부문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 사업 매출 비율을 40%로 낮추고 블루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사업 영업이익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위험 요소가 큰 만큼 정유 사업의 비율을 낮추고 비정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신사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채질 개선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연간 약 20만 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 수소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회수,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위해 한국 최대 액체 탄산 제조 업체인 신비오케미컬과 함께 올해 ‘액체 탄산 생산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 협력을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해 제품화하게 된다. 수소 정제 설비에서 생산된 고순도 수소는 수소 이송 차량에 옮겨져 전국 충전소에 공급된다. 하루 생산 가능량은 3000kg으로 수소차 넥쏘를 600대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DL이앤씨와 함께 ‘탄소 저감 친환경 건축 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로 시멘트·콘크리트·경량 블록과 같은 건축 소재를 만드는 것인데 올해 대산공장 내 연간 10만 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고순도 경질 탄산칼슘 시장을 30% 이상 점유율로 선도하고 있는 태경산업과도 CCU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종이의 백색도, 플라스틱의 광택 등을 높이는 첨가물인 경질 탄산칼슘은 생석회 탄산화를 통해 만든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연에서 채굴해야 하는 생석회 성분을 정유 부산물인 탈황석고에서 분리,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고순도의 경질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원천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두 가지 CCU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50만 톤의 탈황석고를 재활용, 석고·석회 광산에서 직접 원료를 채굴할 때 발생하는 환경 파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으로 연간 10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저감도 가능하다. CCU 설비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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