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9개 계열사 총출동 무슨일?.."신사업 아이템 터졌다"

고석용 기자 2022. 7.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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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이노베이션허브, 그룹 계열사와 스타트업 21개사 1대1 밋업.."보여주기식 아닌 실제 협업 기대"
1일 KB이노베이션허브 강남센터에서 진행된 '피치데이플러스'에서 한 KB금융그룹 계열사와 스타트업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B이노베이션허브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사업모델과 제안한 협업 아이디어를 검토한 뒤 미팅을 진행하니 훨씬 도움이 되네요. 진짜 제대로 협업할 수 있겠어요. 그냥 형식적으로 한 번 만나보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KB금융그룹이 스타트업들과 본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보육기관 KB이노베이션허브가 그룹 내 은행·카드 등 계열사들과 보육 스타트업 사이의 적극적인 중매 역할을 자처하면서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1일 지원 중인 21개 스타트업과 그룹 9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피치데이 플러스(+)' 행사를 진행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의 보육 스타트업들이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협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던 행사를 1대1 미팅 형태로 고도화한 행사다. 스타트업들은 각자 제안한 협업 모델에 따라 국민은행, 국민카드, KB생명보험 등 관련 계열사 부장·팀장급 실무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9개 계열사에서 참석한 실무부서만 33개에 달한다.

논의된 사업협업 아이템들은 60가지가 넘었다. 일부 스타트업은 5개 이상 부서와 연이어 미팅을 진행했다. 습관 형성 플랫폼을 운영하는 챌린저스는 서비스 사용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KB생명보험 등과 데이터 제휴, 공동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혁준 챌린저스 대표는 "페이(결제) 도입 등까지 총 7개 사업부서와 협업을 논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콜버스랩도 최근 출시한 임대인을 위한 관리솔루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대금리 등 전용 대출상품 개발 방안을 제안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는 "국민은행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해줬다"며 "협업이 확정되면 연말에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1일 KB이노베이션허브 강남센터에서 진행된 '피치데이플러스'에서 한 KB금융그룹 계열사와 스타트업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B이노베이션허브

그룹 계열사들과 스타트업이 단번에 많은 협업논의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B이노베이션허브의 중매 역할이 있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행사를 발표에서 미팅 형식으로 바꿨을 뿐 아니라 행사 전 협업 아이템들을 취합해 그룹 계열사와 담당부서를 확정했다. 고창영 KB이노베이션허브 센터장은"스타트업들을 대거 무대에 올려 아이템을 발표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실제 협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구체적 부서 역할까지는 모르니, 우리가 나서 어디의 누구를 만날지 정해주고 만남을 1대1로 바꿔 실효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사업부서를 찾고, 사업아이템과 협업방향을 반복해 설명해야 하는 절차가 사라진 만큼 스타트업들은 미팅 실효성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어린이용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한 해피투씨유의 이예진 대표는 "통상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만나면 '앞으로 협업 방향을 고민해보자'는 겉핥기 식 만남에 그치거나, 정작 담당자는 협업을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협업 방향을 미리 고민하고 실무적인 만남을 하게 돼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계열사들도 협업 성사 가능성을 기준으로 매칭된 만남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김형년 국민은행 디지털콘텐츠센터 차장은 "KB이노베이션허브가 이미 좋은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들을 선발하고 연결시켜줘 협업 진행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서윤용 국민은행 신용평가모델부 부장도 "은행업무와 접목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부분까지 연결시켜줘 협업, 연계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며 상당히 유용했던 미팅이라고 평가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이번 미팅을 계기로 협업 20건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2015년부터 KB이노베이션 허브 출범 이후 현재까지 KB금융그룹과 스타트업이 진행하는 사업협업은 총 230건이다. 아울러 자체적으로 스타트업들과 KB금융 계열사가 협업할 수 있는 방향을 발굴해 만남을 추가 주선할 방침이다. 고 센터장은 "단순히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한 번 만나게 해주는 데서 나아가 실질적으로 협업을 성사시키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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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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