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상' 노터스, 주가 급등기에 임원 퇴사..'무증' 후유증?

황두현 기자 2022. 7. 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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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터스 CFO 등 임원 2명, 5월 퇴사.."법적 문제는 없다"
당국은 '내부자 지분거래 사전공시제' 시행 앞둬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1대8 무상증자를 실시한 노터스의 임원들이 주가 급등기에 퇴사하며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상장과 무상증자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재무총괄(CFO) 임원도 해당 기간 회사를 떠났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이나 주요 임원의 지분 매각이나 이를 위한 퇴사는 주가가 정점이라는 신호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한때 9만원을 넘었던 노터스는 무상증자 이후 재차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 조정 가격 아래로 떨어졌다. 무상증자 전 주가로 환산하면 6만원대 수준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19~24일 사이 노터스 임원 2명이 퇴임했다. 사업개발본부 이사인 A씨는 5월19일자로 임원에서 물러나며 보유주식 13만5450주에 대한 보고의무가 해제됐다. 노터스 발행주식의 1.81% 물량이다.

5월24일에는 재무총괄 이사인 B씨가 퇴직하며 보유주식 1만9850주에 대한 보고의무도 풀렸다. B이사는 퇴사에 앞서 5월18일과 6월1일, 각각 6750주와 6250주를 친인척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주가가 7만원대를 기록하던 시점이다.

2016년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노터스에 합류한 B이사는 노터스의 재무와 회계를 총괄했다. 2019년 상장 당시 상장주관사(대신증권)의 9차례 실사과정에 사내에서 유일하게 모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사를 떠나며 거액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A이사의 퇴직 시점(19일종가·9만1600원) 기준 보유주식 평가액은 124억원, B이사의 평가액(24일종가·74700원)은 82억원으로 추정된다.

상법상 임원에서 퇴직하면 주식보고의무만 면제되는 만큼 모든 지분을 처분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통상 스톡옵션으로 부여받은 주식은 퇴사 후 3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하는 만큼 퇴직 시점에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노터스 관계자는 "700만주 수준인 유통주식 물량이 적어 투자자 유입이 제한되고 있다고 판단해 무상증자를 실시했다"며 "임원들의 스톡옵션행사 기간은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B이사는 HLB 인수 후 조직개편 과정 중에 사의를 표명했다"며 "일부 주식을 정리한 바 있으나 스톡옵션 행사는 본인 판단의 문제로 회사에서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이사는 올해 3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이를 처분하는 것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

A이사도 2019년 상장 당시 정인성·김도형 대표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지분(1.81%)을 보유했는데 당시 설정된 6개월의 매각제한기간은 이미 소멸했다.

금감원 관계자 역시 "불공정 거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시 전 비공개 정보를 활용한 매수·매도 등 차익실현이 이뤄져야 하는데 상장 전 받은 스톡옵션을 처분한 것은 절차상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무상증자 발표 후 지난달 19일 9만1600원까지 오른 노터스는 '권리락' 실시 전날(30일) 6만9500원에 마감한 뒤 신주 발행에 따른 가격 조정으로 31일부터 7730원(기준가)에 거래를 시작했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발행 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시가총액을 맞추기 위해 주당 가격이 조정되는데, 권리락일이 기준이 된다.

이후 가격 조정에 따른 착시효과로 투자심리가 몰리며 '6연상'(6거래일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며 4만39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기업 펀더멘탈에는 변화가 없다'는 냉정한 평가속에 주가는 지난 1일 기준가보다 낮은 7360원까지 내려왔다. 무상증자 전으로 환산하면 6만6200원 수준이며, 이는 권리락 전날 종가보다 4.7%가량 낮다.

일각에서는 무상증자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재무총괄 임원이 주가 급등기에 회사를 떠난 만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두 임원은 노터스 상장 시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 5인에 포함됐을 만큼 중추적인 인물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주가가 오른 시점에 주요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다는 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행위가 여러 종목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면 당국차원에서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터스는 신약 등 신규 개발 물질에 대한 비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지난해 HLB에 인수된 뒤 유동성 확대에 따른 기관·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5월8일 기존 주주에 1주당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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