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7월 오자마자 증가세 전환..尹 과학방역 시험대
백신·감염 '면역 감소'에 여름철 맞아 해외출입국·이동량 증가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 어려워..尹 정부 방역 본격 시험대
전문가 "병상 감축 줄이고 유행 대비해야" 특수병상 부족 우려
고령층 등 고위험군 방역대책 고민해야..4차 접종 독려 필요도
코로나19 유행이 세 달 가까이 이어진 감소세를 마치고 증가세로 전환하며 하반기 재유행이 서서히 다가오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부에서 강조한 '과학방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해 병상을 확보하고 그간 유행에 피해가 컸던 고령층 등 고위험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틀 연속 1만명대 확진…유행 지표도 '감소'서 '확산' 전환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59명으로 직전일 1만715명에 이어 이틀 연속 1만명대를 기록했다. 1주 전인 지난달 26일(6238명)보다는 약 3800여명, 2주일 전인 지난달 19일(6065명)보다 3900여명 많은 수치로 일주일 기준 1만명대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5월 29일(1만2647명) 이후 5주 만이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3월 말 이후 세 달 가량 이어졌던 감소세가 마감되고 서서히 증가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유행의 증가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 4월 말 0.7까지 떨어졌다가 약 두 달 만인 지난달 28일 1.0으로 다시 올라온 상태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로 1 이상이면 유행의 확산, 1 미만은 유행의 감소를 뜻한다.
이처럼 유행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데는 백신 접종, 특히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의 자연 감소가 꼽힌다. 면역 지속 기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로 추정되는데 국내 감염자 상당수는 오미크론 대유행 기간이었던 올해 1월~3월 때 감염돼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미크론 유행 정점 후 방역조치가 사라진 상태에서 여름철이 다가오며 늘어난 이동량과 해외 출입국 증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은 지난 1~3월 월 평균 11만~15만명 선이었지만 지난 5월에는 31만5945명으로 늘었다.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6~7월에는 해외 출입국이 더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달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국제선의 증편이 계속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해외 유입, 해외 입국객들이 늘어나고 그것에 따라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고강도 방역수단 제한 속 다가온 유행…"병상 유지·고령층 보호책 필요"
코로나19가 소멸하지 않고 변이를 계속하는 만큼 시점과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 방역당국과 전문가들 모두 하반기 재유행의 도래를 예측한 바 있다.
그간 유행의 중요 구간들에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패스, 해외 출입국 차단 등 강력한 방역 조치로 대처해왔지만 국민 피로도가 높은 현재 같은 수준의 고강도 방역 조치를 다시 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런 제한된 조건들 속에 다가오는 여름철 유행을 어떻게 관리하는 지가 향후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 온 과학방역을 평가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방역당국은 현재 확보한 병상과 의료 인프라 등을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15만명 안팎 정도는 감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5만명 내외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15만 명 또는 20만 명을 넘는 상황이 됐을 때는 기존에 저희 거점병원이라든지 코로나 전담병상 진료에 참여를 해 주셨던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저희들이 대비할 수 있는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장 다음달이라도 유행 규모가 급속히 커질 경우 병상 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철저힌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에서 일일 확진자 15만명 정도 수준의 병상을 분비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증병상에는 여유가 있더라도 수술, 시술, 임산부, 투석 등의 특수환자 배정은 8월이라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전담병상을 그간 계속 줄여 왔는데 이제 더 줄이지 말아야 할 것 같다"며 "계속 줄여야 한다면 전담병원이 아니더라도 모든 병원에서 일정하게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치료 트랙'을 다시 만들고 수가나 진료 체계도 맞춰 바꿔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미크론 유행 등 지난 유행 구간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고령층 보호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한다.
엄중식 교수는 "방역을 예전처럼 강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중증 환자나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고령층 등 고위험군들을 어떻게 보호할 지 전략을 잘 마련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다른 고령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곳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아직 해당 연령대 4차 접종률이 낮은 만큼 (정부가)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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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재완 기자 canbestar3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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